고희범 제주시장이 취임 후 처음 열린 도의회 행정감사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예상보다 거센 의원들의 질문 수위에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특히 ‘공무원들이 고희범 시장을 왕따 시키고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돼 고 시장을 포함한 배석한 공무원들 사이에는 묘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고희범 제주시장 첫 행정감사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김황국 의원(자유한국당 용담1동. 용담2동)을 제외하고 위원장을 포함해 소속 7명 중 6명을 차지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한 때 ‘정치적 동지였던’ 고희범 시장을 향해 매를 들었다는 분석이다.
18일 제주시청에서 열린 제365회 도의회 임시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강성균)에서 도의원들은 고희범 시장을 향해 날선 질문을 던졌다.
고희범 시장이 왕따 당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인 좌남수 의원(더불어민주당. 한경면. 추자면)
특히 좌남수 의원(더불어민주당. 한경면. 추자면)은 ‘제주시 홈페이지’를 본 적이 있느냐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좌 의원은 “아직도 홈페이지에 전임 고경실 시장의 시정방침이 게재돼 있다”면서 “공무원들이 현직 시장을 왕따 시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 것이 아니고 즉각 수정하겠다는 고길림 제주부시장의 답변에도 좌 의원은 “그런 상황에서 시장이 시정방침을 추진할 수 있나”며 “직원들이 시장의 방침도 모를 것 같다”고 말을 비틀었다.
고 시장은 “국실장 회의나 7급이하 공직자 대화자리에서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며 빠져 나갔다.
정민구 의원(더불어민주당 삼도1동. 삼도2동) , 선출직 출마여부를 물었다
이에 앞서 정민구 의원(더불어민주당 삼도1동. 삼도2동)은 고 시장의 정치적 행보와 행정체제에 대한 입장을 따져 물었다.
정 의원은 “임기가 끝난 2년 후 선출직 출마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고 고 시장은 “계획이 없다”고 잘랐다.
하지만 정 의원은 “그런 계획이 없으면 제주시 공직자들이 잘 따를 것 같지 않다”고 마무리 한 뒤 “제주지역 상황에서 50만명이 넘는 행정시가 존재하는게 맞느냐”고 질문했다.
고 시장은 “동제주. 서제주로 나누는 안과 관련 분리가 필요하다”며 “이것도 도와 의회가 협의를 해야 하고 주민투표로 풀어야 할 문제”라고 답변했다.
고희범 시장의 정치철학 부재에 실망했다는 현길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조천읍)
현길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조천읍)은 고 시장에 대해 언론인으로, 정치인으로, 지금은 행정가로 봐야 할 것이라고 규정한 뒤 정치철학에 대해 캐묻고 고 시장의 원칙론적 답변에 반발했다.
행정시장 직선제와 관계없이 자체적인 예산편성을 비롯해 조직정원조정권, 조례제정요구권 등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한계도 있다는 고 시장의 토로에 현 의원은 “도지사와 시장의 철학적 차이가 있다고 생각된다”면서 “현재 시점에서 입장과 답변 등을 보면 임명직 시장의 한계로 실망감이 든다”고 평가했다.
제주시의 주인이 누구인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홍명환 의원(더불어민주당 이도2동 갑)
홍명환 의원(더불어민주당 이도2동 갑)도 임명직의 한계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이날 행정감사 시작 직전 업무추진비 관련 각 부서별 집행 일시 및 목적. 방법 등의 세부내역, 읍면동별 자치계획 수립 현황, 버스정류장 설치에 관한 사항 등이 제출되지 않았다고 경고음을 냈다.
홍 의원은 질의를 통해 “업무추진비 등을 보면 시민이 과연 주인인가 하고 여기게 된다”며 “대중교통에서 연간 1700억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하면서도 비가림 버스정류장 시설이 부족하다”고 질타했다.
18일 제주시에 열린 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행정사무감사
한편 고희범 시장은 행정감사에 앞서 ▲시민과의 소통과 협치를 통해 시민이 중심인 행복도시 만들기 ▲도시공원 지하주차장 조성 ▲이면도로 일방통행 주차면 확보 통해 쾌적한 환경 조성 ▲녹색 생태도시 저탄소 보존 정책에 맞춘 에너지 자립 마을 육성 ▲쓰레기 발생 원천 저감. 재사용 극대화 등 제주시 현안 해결 방침에 대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