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천을 지키는 사람들
안녕하십니까? 우리는 <강정천을 지키는 사람들.입니다. 강정천을 파괴하는 해군기지진입도로의 문제점에 질문하며 공사를 감시했고, 그 내용을 근거로 주민 생명 위협하는 공사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공사중지가처분소송을 벌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전원 강정 정수장의 물을 먹는 사람들입니다.
제주특별자치도 공간포털에서 본 강정천은 제주에서 두 번째 넓은 ‘상수원보호구역’입니다. ‘절대보전지역’이고, ‘문화재보호구역’이 있습니다. 그래서 ‘공장설립제한구역’이고 ‘가축사육금지구역’입니다. 무엇보다 ‘지하수특별관리구역’입니다. 이런 곳에다 대형 도로를 만들고 있습니다. 강정천을 따라 일주도로로 확장 가능한 길이 있는데도 기어이 화산섬 제주의 상시하천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강정천의 배를 가르고 있습니다.
환경영향평가서상 <평가항목과 환경요소와의 관계>를 보면, 15개 평가항목 중에서 <운영시 차량통행> 항목 단 하나만 빼고 모두 환경에 악영향이 있다고 나옵니다. <공사시 토사유출과 수질오염>이 악화된다고 나왔습니다. <수질오염>은 8개 항목에서 <악영향>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이 지경입니다.
이 사건 공사 이전엔 수십 년 간 한번도 없었던 일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가을에 수돗물에서 4급수 서식생물 깔따구 유충이 나왔습니다. 돈 들여 고쳤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겨울 끝나기도 전에 또 나왔습니다. 환경영향평가서상 가장 중요한 항목인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의 위치를 허위로 기재해서 공사를 시작해놓고 시민이 증거를 대니 <행정명령이행요청>이라는 말로 책임에서 도망쳤습니다. 대체 그것이 몸이 반쪽 떨어져 나간 천연기념물과, 범람하고 쪼개지는 주상절리에 붙어있는 멸종위기종에게 어떤 대책이 됩니까?
2007년 강정에 해군기지 문제가 불거졌을 때, 그 7월에 생명평화마을 선포식을 하면서 냈던 성명서 첫 문장에 등장하고, 2013년 해군참모총장에게 보내는 서한에도 등장하고, 각종 논문에도 등장하고 관광정보에도 등장하는 강정천 원앙은 누락되었습니다. 그러다 현재 문제가 되고있는 강정2교 옆 교각 설치 공사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원앙 십수 마리가 떼 죽음을 당했습니다. 강정천 원앙은 비극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렸습니다.
네. 이것도 우연의 일치라고 칩시다. 총탄은 맞았으나 사인은 전깃줄이라고 합니다. 사인이 전깃줄이라고 칩시다. 그런데, 총탄 문제는 밝혀졌습니까? 그 원앙 죽음으로 영산강유역환경청이 와서 재조사했고, 주민이 발견한 것보다 훨씬 정확한 집계로 1,500여 마리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 원앙이 이듬해인 지난겨울에 아무리 뒤져도 500마리가 되지 않는데 이건 왜 그러는겁니까? 그나마도 그 원앙이 용천수 나오는 하천 암석 바닥에다 구멍 160개 내는 사이 자취를 감추었는데도, ‘원앙이 있다. 잘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네. 원앙은 있습니다. 아직 강정천에 있습니다. 그 수가 왕창 줄었지만, 낮에는 관광객 많은 천지연에 가 있지만, 강정천에 원앙이 있기는 있습니다.
환경영향평가법의 취지와 목적을 고려할 때, 환경영향평가를 거쳤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적법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 내용 역시 사실과 부합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뿐입니까? 강정천이 주상절리대 하천인건 알고 공사를 시작했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 주상절리가 최근 급격히 부서집니다. 공사 때문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러면 주상절리는 왜 무너집니까? 말대로 주상절리는 여러 환경적 요인으로 부서집니다. 그래서 문제입니다. 그런 지질대에다 대형 공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인 것입니다. 공사 후에 계속 발생할 진동에 대한 대책은 무엇입니까? 애초 첫 설계 도면상 교각이 걸릴 위치의 절벽이 무너졌던 건 알고 있습니까?
무너진 주상절리 절벽 위에 사람이 살고 차가 다니고 농장이 있는데도 녹나무 자생지, 천연기념물이라 함부로 보수 못 한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렇게나 중요한 문화재를 도로공사로부터 지켰습니까? 이 공사로 인해 ‘지하수특별관리구역’에서 수십 년간 일어나지 않던 10월 말 상시 냇길이소 폭포는 어떻게 설명할겁니까? 우리에게 증거 대라고 하기 전에 이 사건 공사 책임기관이 먼저 공사로 인한 피해가 아니라는 증거를 대십시오. 왜? 공사 후에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는지? 하천 폭 줄여서 물 범람 시키고, 그 이유는 태풍 탓으로 돌리고, 그 범람으로 공사장 하류 낮은 언덕에 있는 천연기념물 몸이 물에 불어서 반 떨어져 나가는 사이 당신들은 어디서 무엇을 했습니까?
<제주해군기지진입도로공사중지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이미 제주도에 공사 시행을 넘겼으니 발생한 모든 문제는 제주도에 물으라는 해군은 이 공사와 정녕 아무런 상관도 없습니까? 2016년에 이행했다는데, 2019년 실시설계변경고시에 왜 시행자가 왜 국방부인지는 밝혀졌습니까? 현 해군참모총장 부석종이 민군복합사업단장으로 있을 때, 강정천 공사예정지 구간 국가지정문화재 현상 변경을 집요하게 요구해서 결국 녹나무가 가장 헐거운 지대에 녹나무 뿌리 뽑아 옮기고 공사하는 거 아닙니까?
공동체회복사업이라는 미명 아래 마을을 해안에서부터 하천 기이, 그 혈관까지 파괴해서라도 2km 조금 넘는 기세등등한 길, 나갈 때 한라산이 아름답고 기지로 복귀할 때 바다가 눈부신 그런 자랑스러운 길 하나 가지려고 이 모든 것을 빼앗습니까? 그래놓고 뻔뻔하게 우리가 주장하는 생명권이 추상적이라고 법적 소송 답변문에 기재했습니까? 제주도는 이런 사업을 해군으로부터 넘겨받아 자신들의 생명을 스스로 갉아먹고 있으니, 한심해서 눈물이 납니다.
1999년 조사 당시 용천수는 911개로 나타났습니다. 20여 년 사이 그 3분의 1이 사라졌습니다. 제주특별법에서 조차 용천수 보전근거는 없는 실정에 제주도 지하수 관리 조례에도 용천수로부터 반경 50m 이내 지역에서 지하수 개발 및 이용허가를 제한하고 있을 뿐, 개발 및 건축 등 행위제한 내용은 없습니다. 그런 용천샘 서귀포 상수원 머리 위에서 공사하는 것이 평가항목상 <차량통행>만 못한 일입니까? 물보다 소중한 것이 무엇입니까? 생명보다 소중한 것이 뭡니까?
우리는 이 강정천에 깃들어 살고 있습니다. 이곳을 파괴하는 건 우릴 죽이는 일입니다. 그런데 잊지마십시오. 이 모든 파괴의 종착지는 바로 파괴자 당신들입니다. 당신들도 이 파괴가 만드는 죽음의 연결고리 안에 있습니다. 잊지 마십시오. 안타까운 진실, 이 세상에 작동하는 유일한 진실은,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2021년 3월 14일
강정천을 지키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