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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제발 정신차려라, 언론노조

노조가 족벌의 입장을 대신 하다니

90년대 초, 아마 봄날 저녁이었다고 기억된다.

 

성균관대학교에 전국 언론노동자들이 모여들었다.

 

권영길 위원장을 중심으로 중앙 지도부가 꾸려졌고 언론노조를 출범시키기 위해 여전히 서슬이 시퍼런 사정당국 등의 눈길을 무시하고 가입된 전국의 언론노동자들이 뭉쳤다.

 

지금 언론노조의 공식 출범일은 2000년으로 돼 있는 것으로 안다.

 

당시 전국의 각 사별 언론사 노동조합은 언론노조에 가입할 수 없었다.

 

법외 단체이기에 노동조합 설립을 위한 서류 작성 시 상급노조를 언론노조로 기입하면 반려 당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문사의 경우 출판노조로 적었다가 노조설립 허가증이 나오면 탈퇴하고 언론노조에 가입하는 편법을 사용했다.

    

다니던 회사의 노동조합도 이 방법을 썼다.

 

전국 언론노동자들은 성균관대에서 언론노조출범을 과시했고 민중가수 정태춘씨가 노조가를 선물해주기도 했다.


50대 중반의 노동자가 제주시청 촛불집회에 참석, 발언을 듣고 있는 모습

 

혹자는 87 민주화운동으로 사회가 나아졌는데 뭘 그렇게까지 했을까는 의문을 제기할지 모른다.

 

90년대 초는 노태우 정권 당시로 전두환 등의 군부가 정권을 장악하고 있었으며 안기부. 기무사 등의 사찰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던 시기이다.

 

민주주의 목소리가 커지기는 했으나 체제를 억압하는 장치들은 강고하게 작동하고 있었으며 오히려 교활함을 더했다.

 

그때 성균관대에 모였던 언론 동지들은 이후 하나하나 현업에서 멀어지게 됐다.

 

그들의 집요함에 의해, 해고 등으로 직장을 떠나야 했던 이들도 상당수다.

 

또한 언론권력이 정권에서 자본으로 넘어가던 과도기도 바로 이 당시가 아닌가 한다.

 

그랬기에 전국 대부분 언론사주들은 이미 기득권인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권력과 손을 잡기도 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언론노조는 이 땅의 민주주의와 민중을 위한 도구였지 노조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했다.

 

그대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진정 언론검열로 여기고 있나?

 

언론노조가 성명을 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언론개혁법안을 놓고 비판에 나섰다.

 

특히 징벌적손해배상제를 언론검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위로 전역한 선배가 있다.

 

신군부 쿠데타 이후 군인들은 신문사. 방송사를 점령했고 그 대위는 도내 유일의 신문사 편집국장실에 상주하며 편집된 신문을 고쳤다.

 

빨간 색연필로 이것과 저것은 빼고 하면서 죽죽 그어댔고 제목이 좀 이상하면 이것으로 고쳐하면서 첨삭지도를 했다.

 

다음날 신문은 그 대위의 입맛에 맞게 인쇄됐다.

 

그 선배와 술잔을 나눈 적이 있다.

 

과거의 활약을 말해 주면서 그는 그런데 기자들 참 비겁하드라, 자신들의 기사를 군인이 장난치는데도 어느 한명도 항의를 하지 않아, 심지어는 나이 많은 간부들도 말이야라면서 히죽 웃었다.

 

얼굴이 붉어졌다.

 

그가 했던 것이 언론검열이다.

 

이후 87민주화 운동을 거치면서 언론은 사주의 소유물이 돼 도구로 활용되는 상황이 자주 연출됐다.

 

사주 본인의 사업을 위해 엉터리 기사를 남발하고 당국과 협조할 일이 있으면 적극 손을 맞잡는 방식으로 사세를 키워갔다.

 

사세를 키운 것이 아니라 자신의 치부를 위했다는 말이 더 정확하다.

 

이 경우 언론사에 근무하는 한 개인으로서 저항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노조를 만들었고 이를 중앙차원에서 결성한 것이 언론노조다.

 

가짜 뉴스 등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리는 것이 어떻게 언론검열이 될 수 있나?

 

그렇다면 그대들은 가짜 뉴스를 올리고도 아무런 책임을 질 수 없다는 뱃심인가?

 

징벌적 배상제가 무섭다면 가짜뉴스를 쓰지 않으면 된다.

 

자신이나 사주가 선호하는 정치세력, 혹은 사주가 사업을 위해 필요로 하는 기사를 쓰지 않고 기자의 양심으로 보도를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언론노조의 탄생은 노동자를 위한 것이었지만 그 이상을 추구했다

 

권영길 초대 위원장은 사석에서 서울 신문 파리특파원으로 잘 나갔지만 프랑스의 민주주의를 보고 대한민국도 바뀌어야 한다고 굳게 믿었다고 토로했다.

 

그 방법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바로 지금 행동에 나서는 것이고 기자로써 할 수 있는 일은 노조를 만들어 노동자와 서민이 행복한 사회를 추구하는 것이야 말로 민주주의를 앞당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민주주의와 민중은 상위개념이고 언론노조를 그 목표를 위한 수단이라고 해석됐다.

 

왜 언론개혁이 필요한지 모를 리 없을 텐데,,,

 

사실상 언론개혁은 줄탁동시(啐啄同時)가 필수다

 

신임 언론노조 위원장 선거가 마무리됐다.

 

상당한 편파방송으로 이름 높은 회사 소속 언론인이 위원장으로 당선돼 눈길을 끌었다.

 

아마 편집권 등에 대해 사측의 관여가 심한 회사 일지 모르니 동료 언론인들이 위원장으로 당선시켜 버프를 준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여기고 싶다.

 

이 회사를 비롯해 많은 언론사들이 사업을 하는 혹은 족벌로 이뤄진 가족들에 의해 경영을 하고 있다.

 

솔직히 말해 이들은 그냥 일반 사업체다.

 

어떠한 제도나 입법이 관여할 여지가 그만큼 적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이익을 추구하는 사업방식을 비판할 마음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언론사들은 공정보도를 목걸이 마냥 차고 있으며 우리 사회도 어느 정도 이를 인정해 왔다.

 

요즘은 기자들을 기레기(기자+쓰레기)’, 또는 기더기(기자+구더기)라고 지칭하는 일들이 흔해졌다.

 

왜냐고?

 

그건 아마 언론 종사자들이 더 잘 알 것이다.

 

기자보다는 회사원으로, 이 사회의 선도자보다는 진급이나 보수 등 현실에 충실해 온 그림자가 짙은 탓이다.

 

언론개혁은 정부나 집권세력의 주도에 의해 이뤄지기가 지난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내놓은 법안은 사실 알을 깨기 위해 밖에서 쪼아대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안에서는 병아리가 이에 호응해 약한 부리지만 같이 알을 두드려야 한다.

 

줄탁동시가 이뤄져야 언론 신뢰도 세계 꼴찌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앞장서야 할 언론노조가 반대하는 걸 보니, 한숨만

 

징벌적배상제를 가장 싫어할 이는 아마 언론 사주일 것이다.

 

입맛에 따라 억지 기사들을 실어놓고도 세월아, 네월아 하는 사이에 특정인의 인권은 나락으로 떨어진다.

 

이에 정치인 등은 뭐가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의 심정으로 고분고분 처신한다.


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분향하는 시민, 노무현 대통령은 특히 언론에 의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기억된다

 

고 노무현 대통령은 경선 당시 보수 주요언론을 특정하면서 경선에서 손을 떼라고경고했으며 당선되자 언론개혁을 화두로 삼았다.

 

모두 보지 않았나?

 

그 이후 고 노무현 대통령의 언론에 의한 조리돌림을 말이다.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지기도 한다.

 

언론노조가 이 현실을 정녕 모르고 있나?

 

알면서도 모른 척 하는 건가? 아니라면 저들끼리 사회에 살다보니 밖을 둘러 볼 여유가 없는 건가?

 

언론노조는 경영진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발끈한 것인가?

 

언론노조가 만들어 진지 30년이 지났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언론노동자들이 뭐에 홀린 듯 후진하는 모습이 너무 속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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