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제주 풍광에 쓰레기가 널려 있다면, 쌩얼(맨얼굴)에 기스(‘흠집’의 일본말)가 난 것이다. 쓰레기 수거로 뽀샵(티 없이 화사하게)처리를 해야 한다” 요즘 뜨고 있는 ‘제주올레’ 관계자의 말이다.
관광객이 부쩍 늘었던 올 여름, 유난히 땀을 많이 흘린 분 들이 있다. ‘환경정비’를 하시는 분들이다.
서귀포시에는 139명의 ‘환경미화원 주임’들이 계시다. [우리시에서는 환경미화원을 ‘주임’이라 호칭한다. 한 구역(분야)의 청소(처리)를 책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이중 가로청소를 전담하시는 분은 70명, 나머지 분들은 생활쓰레기 수거 및 선별 등의 업무를 전담하신다.
그러나 그 업무는 전담업무일 뿐, 대부분 각종 환경정비(도로변, 공한지, 해안가에 무단으로 버려진 쓰레기 수거) 일로 초과근무를 하신다.
환경정비에는 이 인력도 턱 없이 모자라, 공공근로자, 일시사역(임시근로자) 등을 투입하고, 전문 민간업체에 용역하기도 한다. 그래도 모자라 ‘시민대청소의 날’을 정하여 각종 자생단체에서 활동하시는 시민들과 사무실에서 일을 해야 할 공무원들까지 동원하는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앞으로 얼마만큼 더 괴력을 발휘해야 할까. 그래서 다들 이 일을 기피하는 것일까? 왜 이럴까, 왜 이래야만 할까. 자기 혼자 편안하려고, 종량제 봉투 값이 든다고, 분리배출이 귀찮다고 버리는 양심들 때문이다. 버리는 장소는 해안가, 농경지·임야, 공한지 등 대부분 인적이 뜸한 곳이다.
누가 그랬을까? 아무래도 자기가 자주 다니는 곳에 버렸을 것이다. 바다(海)가 일터인 양심이, 농경지·임야에서 벌어먹는 양심이. 공한지 주변에 거주하는 양심들이….
최근 언제부터인가는 백주대낮에 아예 도로변에도 버린다. 차창 밖으로 버리는 양심들이다. 도로를 달리는 관광버스·렌터카에서 날라 다니는 음료수병·캔·PEP·팩 등은 그 종류도 다양하다. 교통 신호 대기하다 슬쩍 입에서 흘리거나 손가락으로 튕기는 담배꽁초도 가세한다.
어떤 이들이 이런 양심들을 위해 가끔 전하는 말이 있다. ‘강력하게 단속해야 한다. 본 떼를 보여 주어야한다.’ 그러나 경찰관 열명이 도둑 한 명을 못 잡듯이 환경공무원들이 투기자를 단속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요즘은 단속 단서가 될만한 것만을 돌라내서 버리는 영악한 양심들도 많다.
해결방법은 두 가지이다. 버리지 말든지, 버리는 곳에 공무원(단속인력이든 수거인력이든)을 깔아 놓든지. 어느 게 좋을까, 어느 게 쉬울까?
이 땅의 버리는 양심들이여 !! 쓰레기 투기는 누워서 침 뱉는 것과 같고,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것과 같습니다. 언젠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옵니다. 쓰레기를 버리는 것은 당신의 양심도 버리는 것입니다. 진정, 그 좋은 양심을 버리시겠사옵니까
서귀포시청 청소행정담당 강명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