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공직자의 청렴
제주시 생활환경과 고세호
“제주 백성들이 이처럼 괴로움과 고통을 당하는데 내가 어찌 전복을 먹을 수 있겠는가” 하며 제주 목사로 부임한 3년이라는 기간 동안 전복은 일체 상에 올리지 못하게 했던 조선시대 청백리로 이름을 날렸던 정무공 기건 선생에 대한 일화를 들은 적이 있다. 조선 현지에서 백성들이 힘들고 고달프게 전복과 고기를 채취하는 모습을 본 후에는 차마 백성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 전복을 먹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 백성들의 마음을 위로하고자 먹는 것부터 아끼고 삼가셨던 것이다.
또한, 예전부터 사람이 죽으면 장례를 치르지 않고 골짜기에 버리는 것이 관습이었던 제주 백성들에게 장례 치르는 문화와 절차를 알려주면서 고인들을 기리고 섬기고 싶어 했던 백성들의 마음을 알아주고 살펴주었다고 한다.
이처럼 백성들의 가장 깊숙한 곳을 긁어주면서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주고, 검약하고 검소한 모습으로 마음이 곧고 굳어서 자애로운 목민관이었던 그의 삶과 모습을 보면서 깨닫는 바가 컸다.
아마도 공직자가 가장 가져야 할 덕목뿐만 아니라 1순위로 힘쓰고 지켜야 하는 일은 절약이자 검약이 아닌가 싶다. 낭비하거나 사치하지 않고 바른 가치관을 갖고 눈앞에 보이는 허물 같은 큰 욕심을 따르는 게 아니라 공직자로써 진정한 공직사회에서 필요한 공익이 뭔지 고민을 하고, 맑고 투명한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공적인 일을 수행하고 주민을 위한 업무를 하다보면 저절로 그 바탕에서는 공직자의 청렴이 자리 잡게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공직자에게 청렴이라고 하면 1. 불편 한 듯하다. 2. 좋은 게 좋은 건데 쓸데없는 것 같다. 3. 귀찮은 듯하다. 4. 기존의 관행이 나쁘지 않은데 굳이 뭔가를 해야 할까? 등등 부정적인 의미가 더 많이 떠오르기 마련인데 오히려 역으로 생각해보면 공직자의 청렴이 굳건히 뿌리를 내려 그 뿌리가 흔들리지 않는다면 그 가치만 따라가더라도 나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고, 당당하게 업무를 수행하면서 자신의 소신대로 일을 처리할 있는 건강한 힘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공직자에게 꾸준히 요구되고 있으며, 지켜야 할 필수 의무가 되고 있는 청렴의 가장 기본이 여기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주민을 위해서 또는 공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부터가, 나 자신을 위해서 편하고 이로울 수 있는 청렴이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