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8 (수)

  • 맑음동두천 -10.8℃
  • 맑음강릉 -4.0℃
  • 맑음서울 -8.7℃
  • 맑음대전 -7.8℃
  • 흐림대구 -3.2℃
  • 흐림울산 -3.0℃
  • 흐림광주 -2.9℃
  • 구름많음부산 -1.1℃
  • 구름많음고창 -4.5℃
  • 구름많음제주 2.5℃
  • 맑음강화 -7.8℃
  • 맑음보은 -8.0℃
  • 흐림금산 -6.9℃
  • 구름많음강진군 -1.8℃
  • 흐림경주시 -3.2℃
  • 구름많음거제 -0.9℃
기상청 제공

〔칼럼〕대한민국은 ‘봉숭아 학당’이다

봉숭아 학당 담임선생이 취임했다.

 

이 선생은 선생이 되기 전부터 봉숭아 학당을 맡는 것이 소원인지라 이 반에서 불우한 편인 한 학생에게 담임이 되면 ‘빵’을 주겠다고 약속하면서 이 학생의 호감을 샀다.

 

이 학생은 다른 선생이 담임으로 오느니 ‘빵’을 주겠다고 약속한 선생이 왔으면 했고 당장 담임으로 부임하자 ‘뛸 듯이’ 기뻤다.

 

이 선생의 약속을 믿은 학생은 ‘굶기를 밥 먹듯 하듯 하는’ 가족들에게 ‘빵 선물’ 소식을 알렸고 식구들은 식구들대로 ‘이제부터는 배가 부를 지도 모른다’는 희망에 부풀었다.

 

하지만 정작 담임 선생은 ‘부임 후 빵을 준다고 하긴 했는데 계약서를 쓴 것도 아니고 형편도 그렇고 다시 줘야 할 사람을 정해야 할 것 같고’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약속을 저버렸다.

 

학생은 맥이 풀렸다.

 

‘빵’을 못 먹게 됐다는 현실도 현실이지만 기대에 부풀어 있는 식구들에게 이 소식을 알리자니 도저히 ‘얼굴을 들 수 없는’ 탓이다.

 

이 속에서 ‘선생과 학생의 약속만 깨져버린 것’이 아니다.

담임이 ‘빵 줄 사람을 다시 정하겠다’는 발언에 이 반 학생들인 ‘맹구와 오서방’ 등 바보들이 나서면서 학급 자체가 야단이 났다.

 

자신에게 달라며 난리를 치는 통에 ‘담임 선생의 약속 위반’은 이미 남의 일이 돼 버렸다.

 

해당 학생만 ‘약속을 저버린 것은 도리에 맞지 않다’고 항변 할 뿐 맹구. 오서방을 포함한 나머지 학생들은 ‘혹시 떨어질 지 모르는’ 빵 고물에 침을 흘리고 있다.

 

또한 가관인 것은 ‘다음번 반장 당선이 유력한’ 공부도 잘하고 부유한 환경 속에서 고이 자란 한 소녀가 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왜 곤혹스런 질문을 하느냐’고 입을 다물어 버렸다.

 

‘담임 선생이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발언한다면 ‘담임 선생의 미움을 살 뿐 아니라’ 빵 고물에 열 올리는 다른 학생들의 눈총을 살 지 모른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입을 다물어 버리면 ‘당초 빵을 갖기로 한 학생’만 섭섭해 할 것이라는 계산이 언뜻 뇌리를 스쳤다.

 

그 소녀는 ‘반장 당선’을 어릴 적부터 꿈으로 간직해 온 나름대로의 절박한 사정이 있다.

 

그래서 ‘원칙을 얘기해 봐야’ 이뤄지지도 않을 것이고 되레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을 이미 내렸다.

 

봉숭아 학당은 오늘도 시끄럽다.

 

약속을 어겼다며 징징대는 ‘학생’과 그 빵을 자신에게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맹구와 오서방’, 중간에서 조정 역할을 함직도 하지만 ‘내가 왜 골치 아픈 일에 껴들어’라며 모른 체하는 모범 학생이 뒤엉켜 볼상 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담임의 해법은 뭘까.

 

빵 하나를 산 후 조금씩 나눠 주면 된다.

 

빵 조각을 얻어먹은 맹구와 오서방은 침을 흘리며 입을 다물 것이고 불만스럽지만 ‘처음 약속을 받은 학생’도 체념해 버릴 것이다.

 

이 학급은 그래서 ‘봉숭아’ 학당이다.

 

담임선생이 학생들에게 한 약속을 어겼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빵 조각이 누구 입으로 들어가느냐’에 더 눈독을 들이는 사회라서 그렇다.

 

봉숭아 학당에서는 오늘도 ‘내일은 내가 불고기를 가져와서 줄게’, 혹은 방과 후 ‘영화구경을 시켜주겠다’는 거짓 약속이 난무한다.

 

약속을 어기더라도 어영부영 빠질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학생들의 아이큐가 모두 한 자리인 탓에 ‘무엇이 근본 문제인지는’ 따질 수도 없고 따지려 하지도 않는다.

 

그저 제 입에 들어가는 ‘빵 조각’만이 중요하다.

 

봉숭아 학당은 내일도 반장의 구령아래 ‘선생님 안녕하세요’로 하루를 시작할 것이다.

 

약속을 어긴 담임이 ‘된장을 똥이라 하면 그런 줄 알고 똥을 된장이라 하면 그런 줄 안다.’

 

그들의 머리로는 거짓을 지적할 방법이 없다.

 

눈앞에 있는 ‘빵 조각’만 보일 뿐이다.





와이드포토

더보기


사건/사고/판결

더보기
제주도, 도민과 함께‘4년 연속 산불 없는 해’실현 총력
제주특별자치도는 도민 안전과 산림보호를 위해 1월 20일부터 5월 15일까지 산불방지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산불재난 예방에 총력 대응한다. 이번 대책은 국민 안전 수호를 목표로 산불예방, 감시·예측, 산불대비, 산불대응, 사후관리·홍보 등 5단계로 나눠 63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봄철 산불조심기간을 앞두고 산불감시 인력 및 진화 장비에 대한 사전 점검․정비에 만전을 기울여 신속한 출동태세를 확립할 계획이다. 초동 진화 역량 강화를 위해 지휘체계도 개선한다. 산불 대응 단계를 현행 4단계에서 3단계로 축소해 보고와 지휘 과정을 간소화하고 산불 발생 초기 대응 시간을 단축해 골튼타임 확보에 주력한다. 주요 오름 및 등산로 등 취약지역에는 산불감시원 및 산림재난대응단을 배치하고 상시 순찰을 강화한다. 산불조심기간에는 산불 위험도에 따라 4단계 산불경보를 발령(관심→주의→경계→심각)하며, 경보별 조치 기준에 맞춰 취약지 감시 인력을 확대 배치하고 단속활동을 강화한다. 산불방지기간 중 예방활동을 위해 산불예방 방송사 자막방송 및 무인방송시설을 활용한 계도를 실시하고, 조기 발견 및 초동진화를 위해 무인감시카메라도 가동한다. 이와 함께 산림청 제주산림항공관리소와 제주소방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