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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저 아프면 두 가족 어떻게 합니까”

희귀병 언니와 두 가족 남매 돌보는 안순심씨의 ‘눈물겨운 사투’

“내가 남자니까 엄마 보살펴 드려야줘. 엄마 빨리 나아서 누나랑 이모네 가족이랑 놀이동산 가고 싶어요”

초등학교 5학년인 득화(12)는 엄마의 손과 얼굴을 만지작만지작 했다.

아빠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 채 엄마의 손에서만 자라서 일까.

득화는 간단한 감정표현 밖에 못하는 엄마를, 자신이 보살필 거라고 다짐했다.

“엄마 죽 드시는 것도 도와주고, 대.소변 본 것도 내가 치워야죠”

딱딱하지 않은 과자를 엄마의 입 속에 넣으며, 엄마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득화는 그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남편 7년 전 사고로 잃고 희귀병인 ‘모야모야’병 진단...두 남매 고아나 마찬가지

득화 엄마 안순희씨(45.여.제주시 아라동)는 지난 3월 23일 뇌출혈로 한라병원에 이송돼 희귀난치성질환인 ‘모야모야’병으로 진단 받고 4개월 넘게 사투를 벌이고 있다.

안 씨는 지금까지 5~6회 수술을 받았다.

모야모야병은 뇌혈관이 좁아져 생기는 병인데 혈관 촬영 시 ‘뇌의 혈관이 마치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듯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7년 전 사고로 남편을 잃은 안 씨는 득화 말고도 딸(고2)이 있지만 딸마저도 귀 뒤쪽 부분 머리가 심하게 아파 자신의 몸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는 상황이다.

두 남매는 고아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안 씨와 가장 가까운 안 씨의 동생 안순심씨(42.여.제주시 아라동)가 병실에서 언니를 돌보고 있다.

 
병상에 누워 있는 언니와 다를 바 없는 동생 안 씨, 언니 걱정에 매일 살얼음판

“처음에 다른 병원 갔었는데 안 되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 병원에 왔는데 희귀병이라고 해서 얼마나 놀랬는지...”

동생 안 씨는 당시 기억이 생생한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처음에는 수술해도 희망 없다고 했다가 요즘엔 여러 번 수술하고 나니 좀 나아지는 것 같기도 하고...”

안 씨는 2개월 넘게 중환자실에서 사투를 벌여오다 최근 여러 차례의 수술로 약간 호전돼 일반 병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지금은 간단한 감정표현을 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언니가 나이마저 적지 않은데다 완치율마저 높지 않아 동생 안 씨는 매일매일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그런데 동생 안 씨는 7년 전 남편을 잃은 언니와 똑같은 신세다.

몇 년 전 병으로 남편이 세상을 떠나 어린 두 남매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까. 2004년부터 언니와 가까운 동네에서 살았다.

“예전에는 매일 함께 부둥켜 울고 살았지만 지금은 울 힘도 없어요”

옛 생각이 나는지 안 씨는 목이 메었다.

“저마저 아프면 두 가족 어떻게 되겠습니까. 마음 단단히 먹고 힘내야죠”

1년 전부터는 혼자 사는 노인, 장애인을 돌봐주는 도우미로 생계를 꾸려 나가고 있는 동생 안 씨는 “일 갔다 온 날은 녹초가 된다”고 말했다.

“허리디스크에다 어깨며, 기관지도 안 좋아 나조차도 힘들 때가 많아요. 그래도 힘 내야줘. 저마저 아프면 두 가족 어떻게 되겠습니까. 마음 단단히 먹어야줘”

예전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매달 20여 만 원을 받던 안 씨는 ‘모야모야’병으로 판명난 뒤 70여 만 원을 받고 있지만 처음 수술 받고, 수술비 내고 나니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병원비 한 번 내고 중단된 상태에요. 지금은 수술비, 병원비가 얼마 인지 조차 모르겠습니다"
모르는 게 죄 같이 느껴졌을까 동생 안 씨가 고개를 숙였다.

언니가 낫기 위해서는 더 큰 병원으로 옮겨야하지 않냐고 물었다.

“서울에 있는 대형 종합병원 같은 곳으로 옮기고 싶지만 간병할 사람이 없어요. 수술비, 병원비도 문제고, 내 몸마저 성치 않아 막막할 따름이죠 뭐”

 
또 하나의 소망...“언니네랑 영세민 아파트 내에서 함께 살고 싶어요”

“언니네 가족, 내 가족 모두 건강해서 남들처럼 오붓하게 살고 싶죠”

동생 안 씨에게 언니와 가족들의 건강은 물론 또 하나의 소망이 있었다.

“언니가 좀 나아지면, 언니가 살고 있는 영세민 주공아파트 내에서 함께 살고 싶어요”

2002년 9월까지 서귀포시에서 살다 이사 온 뒤 안 씨와 가까운 동네에 살고 있는 동생 안 씨는 제주시내에서 5년 이상 살아야 영세민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조건 때문에 도움 아닌 도움을 청했다.

“언니가 살고 있는 곳은 영구 임대 주택이라 집세 낼 걱정 안 해도 되고, 가까이 있으면서 매일 얼굴보고 살면 그 보다 좋은 건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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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경동맥 말단부에 협착돼 폐색의 양상이 나타나는 질환 폐쇄성 뇌혈관질환의 일종이다.

목 앞쪽을 통해 뇌로 들어가 뇌의 약 80% 정도에 피를 공급하는 내경동맥 끝부분이 막혀서 뇌기저부에 아지랑이처럼 수많은 가는 비정상 혈관이 만들어지는 병이다.

이 병은 유전, 염증반응, 자가 면역질환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선천적인 질환으로 생각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등지에서는 드물며 일본과 중국, 한국 등 동양권에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특히 일본에서 많이 보고되고 있다.

증상은 발생 연령별로 크게 두 가지로 대별되는데 소아기에 발생하는 경우 주로 간질, 반신마비, 실어증, 불수의 운동증 같은 허혈 증상이 성인에서는 뇌출혈이 주로 나타난다.

진단은 뇌혈관조영술로 확진할 수 있고 치료는 특별한 치료법이 없으나 최근 뇌 바깥쪽의 혈관과 안쪽의 혈관을 이어주는 미세 혈관 문합술 등이 있다.
“이모 고맙습니다. 이제부터 제가 엄마 많이 보살펴 드릴 겁니다”

엄마가 아프고 난 뒤 말수가 더욱 없어진 득화는 방학했으니 이모 대신 엄마를 보살필 거라고 약속했다.

“그 동안 엄마 돌봐줘서 고맙습니다. 이모. 이제부터 제가 엄마 많이 보살펴 드릴 겁니다”

득화는 커서 가난을 사람을 도울 수 있는 훌륭한 검사가 되겠다고 했다.

TV에서 본 검사는 멋있었는데, 의사는 너무 어려운 것 같다며.

득화, 득화의 이모인 안 씨와 헤어지는 인사를 나누기 전 옆 병상에서 다른 환자들을 간호하고 있는 사회단체 회원들이 한 목소리를 냈다.

“정말 어려우신 분입니다. 많은 도움 받을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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