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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다른 듯 닮은 이준석과 안철수

'나이가 어려도 꼰대 같은 젊은이도 많아'

다른 듯 하지만 참 닮았다.

 

국민의 힘 당대표 후보로 나온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국민의 당 안철수 대표가 그렇다.

 

둘 다 돌풍이라는 바람을 타고 갑자기 정계의 기린아로 떠올랐다.

 

안철수는 부상했다 추락했지만, 숱한 선거에서 한 번도 당선되지 못했던 이준석 후보는 치솟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 힘 당대표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국민의 힘 홈 페이지)

 

이들의 성장배경은 비슷하다.

 

중산층을 웃도는 집안 배경에 좋은 집안에서 좋은 대학을 나왔고 이 땅의 다른 젊은이들과는 달리 취직할 걱정, 결혼해서 가정을 이뤄야 하는 와중의 경제적 부담등은 멀리 한 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왔다.

 

안철수는 의사에서 벤처 사업가로 변신, 엄청나게 돈을 벌었고 이준석은 박근혜에게 낙점 받으며 정가에 입문한 뒤 별 실적을 올리지 못하다 이제 제1야당 유력 후보로 각광을 받고 있다.

 

안철수, 이준석 돌풍의 발판은 기존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혐오


 

둘은 반사이익을 얻은 면이 크다.

 

안철수의 경우 그동안 우리 수구 언론들이 부채질 해 온 정치혐오증속에서 언론의 후광을 얻어 급부상했다.

 

이른바 정가의 모사라는 인물들의 도움도 컸다.

 

그중 무릎팍 도사라는 프로그램에 나와서 자신을 소개한 이야기가 회자되면서 인기가 증폭됐고 대권 유력주자라는 타이틀을 획득했다.

 

그를 지지했던 국민들은 지금의 고루한 정치를 바꿔줄 인물이라고 굳게 믿었으며 고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후보자리를 양보할 때만 해도 기존 정치와는 다른 결을 보이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후 그의 정치 행보는 그야 말로 정 떨어지는 것이었다.

 

어느 새 욕심만 남았다는 일부의 평가를 받는 처지로 전락했고 대권 주자 여론조사에서도 극히 미미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을 뿐이다.

 

안철수의 추락은 정치철학의 부재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진보 진영에서 극중을 자처하다 보수 진영으로 넘어가는 그의 행보를 바라보던 그의 지지자들은 실망했다는 반응을 보이는 실정이다.

 

국민의 당을 이끌며 합종연횡 속에서 다시 재기를 노리는 안철수지만 정치공학이 아닌 대중의 열렬한 지지 속에 우뚝 서게 되는 일은 아마 없을 듯 하다.

 

이준석 돌풍을 해석하는 전문가들은 꼰대들의 정치에 실망한 보수 지지자들의 새로운 얼굴에 대한 열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사실 새로운 얼굴은 아닌데 말이다.

 

물리적 나이만 어리다고 젊은 정치인? 정신이 맑아야 젊은 정치인이다

 

이준석 후보는 30대 중반.

 

나이 서열을 중시하는 우리 정서상 정치판에서는 구상유취(口尙乳臭)’라는 소리를 들음 직도 하다.

 

이 후보는 그동안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여러 번 낙선 했지만 꿋꿋이 정치판에 남아 있다.

 

일반인 같으면 경제적 부담등에 의해 다른 일을 찾아봄직 했다.

 

넉넉한 그의 주변 형편은 정치판에 있어도 품위유지를 가능케 했을 것으로 짐작한다.

 

잘생기고 달변이자 미국 유학파인 그는 방송에도 자주 출연했다.

 

얼굴 알리기는 그럭저럭 성공한 셈이다.

 

이러한 발판 위에 이번 국민의 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자 예상외로 강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그는 젊은 정치를 강조한다.

 

반면 그의 발언 등을 돌이켜보면 젊은 정치인이라기보다는 나이에 비해 상당히 노회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 후보가 보수 정치를 지향한다고 해서 싫어한다는 말이 아니다.

 

젊은 보수라면 일본이 올림픽 지도에 독도를 표기한 일에 대해 불같이 화내야 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미사일 주권 환수에는 찬성을 해야 한다.

 

민족적이어야 하고 부국강경이 보수의 지표라면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이리저리 돌아가는 기존 나이 많은 보수 정치인이 보여주지 못하는단호함 등을 갖춰야 젊은 정치인이라고 평가해줄 수 있다.

 

또한 시대정신을 이해하고 보수 정치에 그 정신을 담아내려는 치열함도 갖춰야 한다.

 

그래야 진보진영에 있는 시민들도 젊지만 괜찮은 정치인이라고 보게 된다.

 

최근 이 후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가족비리 의혹에 대해 비단주머니 세 개를 주겠다고 밝혔다.

 

삼국지연의에서 조자룡을 선두로 북벌을 단행할 시 제갈공명이 위급할 때 열어보라고 전해 준 비단주머니 이야기를 인용한 듯하다.

 

윤 전 총장 가족 관련 비리 의혹을 정정당당하게 밝히기 보다는 정치적 접근법으로 피해갈 수 있다는 참으로 노련한 전술로 읽힌다.

 

이 후보의 발언을 접한 후 참신한 젊은 정치인의 얼굴보다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모습이 떠올랐다.

 

100세 수명 시대에 청춘예찬을 불러도 될 저 나이에 이미 저런 술책을 가지고 정치를 하고자 한다면 그가 5.60대 정치인이 됐을 경우 어느 정도의 꼰대가 돼 있을 까 상상하니 웃음만 나올 뿐이다.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김기춘과 아직도 킹메이커를 할 수 있다고 자부하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능가하는 엄청난 책략가로 성장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쳐본다.

 

나이가 어리다고 모두 젊은 것은 아니다.

 

정신이 젊어야 진정 그렇다.

 

기존 정치에 대한 염증을 마중물로 삼아 국내 정치를 달궜던 안철수 현상의 안철수와 30대 제1야당 대표를 노리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준석 후보는 참 닮아있다.

 

정치적으로 무엇을 지향하는 지, 이 나라를 어떤 나라로 만들 것 인가에 대해 애매모호하다.


특히 안철수와 이준석의 급부상에는 이 나라 언론들의 '빨아주기'도 엄청난 몫을 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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