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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고수하는 三姓穴, 혁신을 말하다

42대 고정언 이사장 취임, '달라져야 할 때'

삼성혈(三姓穴), 제주인이라면 고을나(高乙那). 양을나(良乙那). 부을나(夫乙那) 등 제주 시조 3명이 태어난 곳쯤으로 모두들 알고 있지만 자세한 연혁이나 처지 등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조금 관심을 기울인다면 19646월 국가지장문화재 사적 제 134호로 지정됐고, 때마다 제()를 지낸다는 정도.

 

매년 1210일 혈단에서 봉향하는 건시대제(乾始大祭)에서 제주도지사가 초헌관(初獻官)을 맡기에 지방언론에 잠깐 소개되기도 한다.

 

대부분 도민들이 많이 알고 있다고 여기지만 오히려 그 반대일 경우가 잦은 삼성혈을 아우르는 ()..부 삼성재단에 42대 고정언 이사장이 지난 14일 취임했다.


지난 14일 취임한 고정언 42대 이사장, 왼쪽 직전 양성언 이사장(삼성재단 제공)

 

직전 교육감을 지냈던 양성언 교육감 후임으로 고 이사장 역시 38년간 교육계를 거친 인물이다.

 

애월읍 금성리에서 1944년 태어난 고 이사장은 교직에서 영어교사를 했다.

 

중고교 교사에서 1981년 대학으로 자리를 옮겨 교수를 지내다 지난 2010년부터 경제계에서 활동 중이다.

 

고 이사장은 드물게 열리는 취임식에서 경제적 자립과 삼성혈에 대한 홍보 등을 적극 강조했다.

 

전통을 고수해야 하기에 아주 보수적일 것으로 보이는 삼성재단에서 혁신을 말한 셈이다.

 

그는 우선 재정적으로 힘든 삼성재단의 현실을 강조했다.

 

지난해 재단이 소유한 토지와 건물 등에서 나오는 임대수입 75000만원, 삼성혈 입장료 14000만원 등 9억원을 밑도는 수입으로는 적자 경영이 불가피하고 현실적으로도 그렇다는 것.


매년 12월 10일 열리는 건시대제

 

직원들 급료를 비롯해 각종 행사, 삼성재단 장학금 등 당장 써야하는 돈만해도 해가 갈수록 부담이 되는 실정이다.

 

고 이사장은 남들이 보기에 토지가 많다하지만 대부분 낮은 가격에 임대를 준 상태이고 그나마 사용을 하지 못하는 불모지가 상당 부분이라고 전제한 후 최근 땅값이 오르면서 수입이 없는 토지는 세금 먹는 하마로 변신하고 있다더 두고 볼 수 없는 노릇이라고 밝혔다.

 

매년 차입경영으로 폭탄 돌리기를 하다보면 후손들에게 만 물려주게 될 상황을 개탄했다.

 

물론 재단도 이전부터 상당히 고민하고 활로를 찾아 왔지만 종전 이사직을 수행할 때에도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고 지적한 고 이사장은 이제부터라도 경제적 부분에 시선을 돌려야 한다“2년 임기 동안 삼성재단의 자력구조 만들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혈에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제주도에 협조를 요청할 것

 

삼성혈 관련 유적지를 보면 벽랑국에서 오곡종자와 가축을 가지고 온 삼공주를 맞이했던 연혼포(延婚浦), 혼례를 치른 혼인지(婚姻址), 삼신인이 도읍을 정하려고 활을 쏜 봉우리 사시장올악(射矢長兀岳), 화살이 박혔던 삼사석(三射石) 등이다.

 

반면 삼성혈 관광은 삼성혈 정문에서 표를 내고 둘러보는 정도에 그치는 형편이다.

 

왔다 가는, 별 다른 사연이 없는 관광은 일회성에 그치기 마련이고 사람들에게 풍부한 상상력을 일으켜주기에는 미흡하다.

 

또한 삼성혈 인근에는 민속자연사박물관이 있지만, 제주역사의 출발인 삼성혈과 제주인들의 삶이 속속히 박혀있는 민속자연사박물관이 따로 존재한다는 점에 고 이사장은 아쉬움을 표시했다.

 

고 이사장은 가령 삼성혈에서 제주인의 탄생을 보고 민속자연사 박물관에서 그 후손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정도의 이야기를 만들 수는 있는 것 아니냐관광버스를 타고 와서 휙하고 가버리는 그런 모습이 아니고 천천히 제주의 역사를 들여다 볼 수 있게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제적 자립구조 만들기와 삼성혈 홍보에 나서겠다고 밝힌 고정언 이사장

 

이 지점에서 제주도 당국의 협조는 필수라면서, 제주도와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국내.외 적인 홍보활동에도 나서기로 했다.

 

탐라국의 발상지인 삼성혈이라는 상징성과 강화도 마이산 첨성단의 그것을 연결하고 동시에 국내 유사한 유적지를 이어주도록 해야 한다는 것.

 

신화라는 아이템을 서로 엮어 각 지역별로 상생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와 함께 고 이사장은 일본 오사카의 사천왕사 축제를 사례로 들었다.

 

그 축제에서 등장하는 만장 중 탐라(耽羅)’라는 제주를 상징하는 글자가 등장하며 이는 제주의 역사와도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사실들이 그냥 지나가고 있다고 밝힌 고 이사장은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삼성재단도 상당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경제적 자립구조와 새로운 삼성혈 관광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적지 않은 나이지만 삼성의 후손으로서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제주 고씨 성주공(星主公)32세인 고 이사장은 부인 김인자 여사 사이에 3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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