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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한라에서 백두까지 斷想

세상이 달라진 건지 사람이 달라진 건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지난 10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한라산 방문에 대비해 백록담을 찾아 현장을 살폈다.

 

동행한 기자들과 사진을 찍으며 한라에서 백두까지라는 플래카드를 내세웠다.

 

그렇구나, 이제 저 구호는 아무렇게나 혹은 아무나 쓸 수 있는 말이 됐구나.


지난 10일 원희룡 지사는 백록담을 찾아 김정은 국무위원장 방문에 대비, 현장을 살폈다.

 

내 기억에 한라에서 백두까지가 박힌 것은 1990년대 초 성균관대학교에서 열린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출범식에서다.

 

당시 이 조직을 이끈 권영길 선생은 가입 노조마다 구호를 만들어 만장을 만들어 오라고 당부했다.

 

나를 포함한 노조원들은 고민을 거듭하다 다니던 회사이름을 넣어 한라에서 백두까지라고 하자고 결정을 냈다.

 

일부 노조간부들이 반대했다.

 

괜히 당국에 찍힐 이유가 있느냐는 것.

 

그랬다, 노조 파업 당시 머리에 맨 빨간 띠를 가지고 빨갱이라고 시비를 걸었던 것이 당시 공안당국이었다.

 

좀 비겁했지만 이에 하얀 띠로 황급하게 바꾸는 촌극도 연출됐다.

 

사소한 것으로 엮이기 싫었던 탓이다.

 

그런 판국에 백두라는 명칭을 사용한다는 것은 어쩐지 떨떠름한 상황임에는 분명했다.

 

달리 적당한 구호를 생각하지 못한 노조는 그냥 한라에서 백두까지라는 만장을 만들어 이를 미리 보냈고 주최측은 성균관대 건물에 부착했다.

 

행사 당일날, 권영길 선생은 나를 만나자 , 고위원장 좀 센데. 그런데 회사 이름도 들어가 있어 구호가 멋있다며 웃었다.

 

지금부터 무려 20여년 이나 지난 얘기다.

 

그 후 사회적으로도 숱한 일들이 있었다.

 

최근의 촛불혁명을 지나며 이젠 아무나 대통령을 유튜브 등을 통해 비난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과거에는 금기시됐던 용어들도 마치 갑갑했다는 듯 쏟아져 나온다.

 

한라에서 백두까지를 자랑스럽게 내건 원희룡 지사는 1995년부터 검사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구호를 내걸면서 두려워했던 당시의 당국중 한 축이 바로 그였다.

 

정치인으로 변신한 원 지사는 보수의 길을 걸었다.

 

지금도 한라에서 백두까지라는 구호를 마땅치 않게 여기는 정치세력들과 행보를 같이 했던 적이 있다.

 

물론 현실적으로 원 지사는 그들을 떠나 무소속 신분이지만 과거의 행보는 뚜렷하게 남아 있다.

 

남북화해의 시대에 김정은 위원장의 한라산 방문에 대비, 백록담을 찾아 적극적 협조를 다짐하는 원 지사의 발걸음을 응원한다.

 

김 위원장의 남한방문이 성사될 경우 부디 원 지사도 지자체장으로서 한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그날 내건 한라에서 백두까지라는 구호도 그냥 구호로만 여기지 않아줬으면 한다.

 

그 구호가 의미하는 바를 확실하게 알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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