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화를 모르면서 일본어를 공부할 때마다 늘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이 있었다. 그래서 기회가 되면 연수하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기회라는 것은 언젠가 찾아오기 마련인가 보다. 한국지방자치 국제화재단 주관의 지방자치체직원협력교류연수원에 선발되어 그토록 희망하던 일본연수의 길에 오르게 되었다.
5월20일 동경에서 3일간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6개월간의 연수가 시작되었다. 이번 연수에는 세계12국가에서 42명이 참가하였으며, 한국지방자치 연수생도 8명이나 되었다. 1개월간은 시가현(滋賀県)에서 혹독한 일본어 실력 향상을 위한 집중 연수가 있었다. 일본어 연수 코스가 끝나자, 본격적으로 자기가 소속된 일본지방자치단체에 파견되어 전문연수 생활이 시작되었다.
나는 후쿠이현에 파견되었다. 후쿠이현은 일본해에 접한 호쿠리쿠 지역으로 인구 약 82만명 면적 4,189㎢로 제주도의 2.26배로 일본에서도 장수마을 2위, 여성취업율 1위, 맞벌이 인구 1위, 살기 좋은 곳 2위로 선정된 곳이다. 또한 산업으로는 섬유산업, 안경산업, 기계산업이 핵심산업으로서 그 중에서도 안경테 산업은 전국 생산의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원자력발전소는 총 15기로서 전국 원자력발전량의 25%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이 6회째인 나로서도 후쿠이현을 지도에서 찾아보아야 할 정도로 알려지지 않는 지역 중의 하나였다. 특히, 이곳은 중국인 거주 약 5,100명, 한국인 3,500명, 브라질 3,500명이 살고 있었고, 국제결혼이 상당히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다. 후쿠이현 산업노동부 국제마케팅전략과에서 県의 현황을 파악한 뒤 후쿠이현 국제교류회관에서 나의 전문연수가 시작되었다.
이곳은 후쿠이현의 업무를 위탁받아 거주 주민은 물론 외국인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각종 도서, 자료 대출 및 인터넷 사용, 외국인을 위한 일본어ㆍ 중국어ㆍ영어 강좌, 외국인 법률상담 등 폭 넓은 그야말로 국제교류가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장소였다. 그 곳에서 연수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 정보상담 코너
정보상담 코너는 외국인을 포함하여 많은 현 주민들이 방문하는 곳으로 외국인을 위한 일본어 강좌 수강 접수, 앙케트 번역, 도서ㆍ잡지 등 대출, 인터넷 사용 안내 및 외국인들 법률 상담 등 많은 외국인들과 직접 접할 수 있는 글로벌적인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2. Hello World의 수업
Hello World란 국제이해교육 출장강좌로 거주외국인이나 해외 자원봉사자 활동경험자를 현 내에 희망 초ㆍ중학교에 파견하여 그 나라의 문화나 해외에서의 경험 등을 학생들에게 전파하여 차세대를 짊어질 국제화에 대응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운이 좋게 초등학교에 가서 한국문화 및 한국어 강좌 등을 소개할 기회가 있었는데 수업 후에 학생들의 느낀 감상을 편지로 받을 때는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하였다.
3. 라디오 출연
매월 1회는 후쿠이 생방송 라디오 FM에 출연하여 제주도 소개를 비롯하여 제주도 방언 등 독특한 지역문화를 소개하기도 하였다.
4. 후쿠이국제페스티벌 참가
다문화 이해를 촉진하여 외국인과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매년 1회 국제페스티벌이 열리는데 행사는 고작 하루 동안이지만 이를 위한 준비기간은 약 5개월로 기획 단계부터 자원봉사자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다양한 아이디어의 제공 및 전반적인 행사를 주관하고 있었고 행사주최인 사무국은 예산관리, 총괄운영만 하고 있었다. 이 행사에서 나는 김밥과 부침개를 만들어 정말 맛있다는 칭찬을 듣기도 하였다.
5. 통역자원봉사자 연수회 참가
위의 연수회는 관광객 유치를 위하여 후쿠이현의 매력을 관광객에게 어필하기 위하여 먼저 통역자원봉사자의 자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하에영어, 중국어,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대상자를 모집 및 현지관광지를 답사하여 통역자원봉사자들이 제대로 설명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연수회였다. 나는 후쿠이현의 관광지를 한국어로 번역하면서 이 지역의 역사흐름과 함께 거주 한국인과의 교류를 통하여 이 곳에 정착하기까지 과정과 지금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인으로서 자부심과 함께 이국에서 한국인의 소중함을 재삼 느끼기도 하였다.
6. 기술연수생과의 현외연수
숙소에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중국인 기술연수생이 함께 거주하였는데 이들 연수생들과 교토, 나라, 오사카 관광지를 함께 여행하면서 점점 친해지게 되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금각사, 청수사, 평등원, 법륭사(호류지), 동대사, 이조성 등을 돌아볼 수가 있었다. 국어시간에 배운 금당벽화로 유명한 호류지를 돌아보면서 우리나라의 백제시대의 문화가 살아 숨쉬는 현장을 볼 수가 있었다. 또한 제주도가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것과 맞물려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홋카이도의 시래도코를 비교 견학할 수가 있었다.
7. 민간외교관으로서의 역할
이외에도 강원도 동해시와 후쿠이현의 쓰르가시의 자매도시 행사 및 서울정독도서관 일행 방문과 후쿠이항과 부산항 3주년 행사시에 통역을 하였으며, 각종 자료를 한국어로의 번역함으로써 한·일간의 가교역할도 충실히 하였던 연수였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일본인에게 한국문화를 소개하기 위하여 한국문화를 더 열심히 공부한 계기가 되었고, 한류열풍으로 한국에 관심이 있는 분에게 많은 정보를 드릴 수 있었던 정말 보람이 있었던 연수였다. 또한 어디가나 한국음식이 맛있다고 하여 한국인으로서 뿌듯함이 느껴지기도 하였다. 내가 살고 있는 제주도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국제관광도시입니다. 라고 하면 다른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세계자연유산 지정이 얼마나 큰 홍보효과가 있는지를 다시 한번 실감하기도 하였다.
이번 연수에서 무엇보다도 보람이 있었던 것은 많은 일본인을 친구로 사귈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지금도 하루에 많은 이메일이 오고가고 있다. 이 분 중에는 내년 3월에 제주를 방문할 분도 계신다. 이런 분들과의 만남을 소중히 하여 더 나아가서는 두 지역간의 활발한 교류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 끝으로 이런 소중한 연수 기회를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제주특별자치도청 분위기가 정말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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