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다움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제주만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치밀한 전략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제주관광이 전국 브랜드를 따라한다면 제주의 가치를 오히려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주관광의 대세인 중국시장을 겨냥해서는 장점을 취하고 단점은 보완하는 ‘취장보단(取長補短)’의 전략이 필요하다.”
중국 전문가인 전가림 호서대 교수는 “제주의 장점은 공자가 설파한 ‘근자열 원자래(近者說 遠者來, 가까운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까지 찾아온다)’에 있다”며 ‘제주다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제주상공회의소(회장 김대형),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회장 김영진)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은행 ․ 제주농협 ․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후원한 ‘제81차 제주경제와관광포럼’이 19일 오전 제주시내 메종글래드호텔에서 1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번 제81차 포럼에는 전가림 호서대학교 교수가 강사로 나서 ‘한중경제관계와 제주의 대응’을 주제로 강연을 하였다.
이날 포럼에서 전 교수는 전 교수는 세계 최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에 대해 ‘꿈과 환상’을 버려야 한다면서 “중국경제를 상징하는 숫자들에 매몰되지 않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면 더 많은 기회들이 찾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교수는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양국관계는 특별하게 성장했다며 “수교 당시 선린우호협력관계에서 출발해 2008년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고 언급했다,
그 이유로 ▲지리적 인접성 ▲경제적 상호보완성 ▲문화적 유사성을 꼽았다. 친구와도 등급을 매기는 중국의 속성으로 볼 때 현재의 한‧중 관계는 중국이 미국, 러시아와 같은 수준으로 한국을 생각하고 있는 반증“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1992년 63억7000만 달러였던 양국 간 교역 규모는 지난해 2273억 달러로 36배나 증가했고, 인적교류 역시 13만명에서 1043만명으로 무려 80.2배 늘어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분석했다.
수교 초기만 해도 한국과 중국은 교역 등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상하관계라고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경쟁구도로 변했다는 것이 전 교수의 진단이다. 그래서 이런 중국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치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특히, 전 교수는 중국인들이 경제적 감각에 방점을 찍었다. 중국의 대한국 투자 규모는 점진적으로 늘어났지만, 배우고 싶은 부분에 집중 투자하는 특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서비스업과 부동산, 문화콘텐츠, 패션, IT산업 부문을 중심으로 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강연에서 전가림 교수는 중화권인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환경과 경제가 조화를 이루면서 정주환경 개선을 통한 인구증가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 전 교수의 지론이다.
그린과 웰빙의 가치가 높은 천혜의 자원을 충분히 살린 농수산업의 차별적 성장도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는 것이다.
또, 상업건물의 고층화에도 중요한 의미를 부여했다. ‘붐벼야 경쟁력’이라는 주장의 실물적인 근거를 홍콩과 싱가포르의 인구에서 찾았다. 사람이 많아야 자율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한정된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성장의 자양분으로 삼아야 하기 때문이다.
전가림 교수는 제주가 앞으로 지향해야 할 포인트로 몇 가지를 짚었다. 우선, 환경은 제주의 최고 메리트인 만큼 환경과 경제가 조화를 이루는 개발을 준비할 것을 주문했다.
둘째, 문화적 매력을 부각시키려는 노력의 필요성도 중요한 대목으로 제시했다. 제주문화에는 독창적인 소프트웨어가 많지만 이를 문화상품으로 브랜드화 하는 데는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제주를 타이틀로 한 음악과 시 등 창작활동과 공연이 풍성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고도의 규범’을 제안했다. 제주가 매력적인 관광지가 되기 위해서는 무질서 행위에 대해 홍콩이나 싱가포르 수준의 강한 제재를 가해야한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홍콩은 벌금이 많아 ‘fine city’라고 불리지만 외국인들은 홍콩을 좋아한다”며 “이는 안전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어느 누구도 혼란한 곳에 가려고 하지는 않는다”며 “편안하고 규칙적인 곳에서는 언어를 몰라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비규범적인 국가에 비해 훨씬 매력적인 이유”라고 밝혔다.
전 교수는 “제주에 오는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은 공짜 관광지만 다니고, 면세점에만 바로 가버린다”며 “가격이 워낙 낮은 패키지 안에서만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도의 규범이 갖춰지면 제주에는 단체관광객이 줄어들고 개별관광객들이 늘어날 거다. 더 괜찮은 손님이 오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전 교수는 제주가 ‘금융중심’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경제적 위상의 최종지향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염이 없는 산업인 데다 사람과 자본이 모이는 데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가림 교수는 단국대를 졸업한 후 베이징대학 국제관계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서대 중국 산동성 위해창업보육센터 총경리, 주홍콩영사관 선임연구원 등을 지냈으며, 현재 호서대학교 교수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전문가포럼 전문칼럼니스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