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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사설

"비양도에 케이블카라니, 정신차려라"

소설가 조정래 비양도 살리기 칼럼, “아시아 최대의 자연파괴”

 
제주도는 '평화의 섬'이라 한다. 그리고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자연유산의 섬'이다. 제주도의 빼어난 풍광과 함께 얼마나 잘 어울리는 별호(別號)들인가.

평화- 우리 인류 모두가 얼마나 갈구하는 것이며, 얼마나 아름다운 이름인가. 그 포근하고 따스하고 아늑한 감각의 언어를 별칭으로 가진 제주도에 전쟁의 실체인 군부대(해군기지)가 들어선다니 말이나 되는가.

거기에 저항하고 나선 제주도민들은 참으로 훌륭하지 않을 수 없고, 그들이 제주도의 참주인임을 뚜렷하게 보여주었다.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는 것은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말을 바로 '궤변'이라고 하는 것이다.

제주도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섬들은 얼마든지 있다.

그런 말이 안되는 억지 때문에 제주특별자치도 도지사는 지자제 실시 이후 최초로 주민소환 투표를 당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그런데, 제주도에서 또 해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한림과 비양도 사이에 아시아 최대의 케이블카를 놓겠다'는 계획이다. 한마디로 이건 미친 짓이다!

배로 15분이면 운치있게 건너갈 수 있는 뱃길이 엄연히 있는데,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망치면서 '아시아 최대의 케이블카'를 놓겠다니.

사업자는 '아시아 최대'라는 말로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한몫 보려 하는지 모르지만, 그건 다른 말이 아니라 '아시아 최대로 자연을 파괴하겠다'는 뜻이다.

나는 무대가 넓은 긴 소설들의 취재를 위해 세계 여행을 가장 많이 한 작가 중의 한 사람이다.

그 경험을 통해 자신있게 말하건대, 제주도의 풍광이야말로 그 아름답기가 세계 으뜸급에 속한다.

그 입증이 바로 유네스코의 '세계자연유산' 인정 아닌가.

그 명예로움을 지키기 위해 제일 노력해야 할 데가 어디인가. 두말 할 것 없이 제주도청 아닌가.

그런데 제주도청에서는 그 반대로 자연을 파괴하려는 행위를 받아들이고 있다.

만약 '아시아 최대의 케이블카'가 놓인다면 유네스코는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취소할지도 모른다. 그리 되면 그보다 더 큰 세계적인 국가 망신은 없을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제주시에 50층짜리, 서귀포에 60층짜리 건물들이 들어설 거라는 소식도 있다. 이것 또한 극심한 자연 파괴다.

제주의 생명은 한라산이고, 한라산은 제주의 최고 상징이다. 우리가 제주도에 이끌리는 것은 그 해맑고 푸르른 바다의 풍광 때문만은 아니다.

신비 가득한 장엄하고 준엄하고 넉넉하고 푸근하고 자애로운 산, 한라산의 품이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 그 어느 곳에서나 눈을 들면 한라산의 의연한 모습이 보인다. 그 거룩한 모습이 그 어떤 인간의 조형물로도 가려져선 안된다.

조망권은 공공의 자산이기 때문이며, 흉악시멘트 덩어리인 고층건물들이 한라산을 반토막내고 있다면 누가 제주도에 가려 하겠는가.

한라산은 단순히 제주도의 상징만이 아니다.

백두산과 함께 우리 한반도의 상징이기도 하다. 생각해 보라.

북쪽 끝의 백두산과 남쪽 끝의 한라산은 어찌 하늘 가득 머리에 물을 이고 있는가. 그 희귀한 신비로움 앞에서 우리는 보존의 의미를 더 크게 느낀다.

 
일본의 상징은 무엇인가. 후지산이다.

그 주변에다 50층, 60층 건물을 세운다는 말을 들어본 일이 있는가.

일본의 사업가들이라고 그런 욕심이 없을 리 없다.

그러나 그들은 그런 시도를 아예 하지 않는다. 국민들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뿐더러, 사업가들도 그 정도의 식견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대학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50여 년 동안 제주도를 100번 넘게 여행했다.

그리고 소설에도 썼고, 많은 사람들에게 제주도를 예찬하며 여행을 권하기도 했다. 임명받지 않은 홍보대사 역할을 해온 셈이다.

그뿐만 아니라 남쪽으로 바다가 보이고 북쪽으로는 한라산이 보이도록 집을 짓고 말년을 보내다가 뼈를 제주도에 묻을까도 생각했었다.

그러나 케이블카가 생기고, 고층건물이 들어선다면 나는 영원히 제주도에 발길을 끊을 것이다. 그런 제주도는 더 이상 제주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천만다행인 것은 한림의 현지 주민들이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하고 있는 점이다.

지금 세계는 자연을 보존하면서 동시에 관광 수익을 키우는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바다를 막는 간척 사업을 안한 지는 오래 되었고, 간척지를 허물어 갯벌을 복원시키는가 하면, 세계적으로 습지 보존 운동이 펼쳐지고 있지 않은가.

제주도청은 이런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제주도에서 주민소환 투표가 또 일어나는 불행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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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조정래 趙廷來

생년월일 1943.8.17 (양력)

출생지 전남 승주

본관 함안(咸安)

학력
1962 보성고등학교
1966 동국대학교 국문학과

경력
1970 현대문학에 <누명>으로 등단
1970 동구여자상업고등학교 교사
1972 둥경고등학교 교사
1973 월간 문학 편집장
1975 월간문예지 `소설문예` 발행인
1978 도서출판 민예사 설립, 대표
1985-1989 한국문학 주간
1997 (현) 동국대학교 문과대학 국어국문학과 석좌교수
1998-2003 제2의건국범국민추진위원회 위원
2000 민족문학작가회의 자문위원

저서
1974 중편 <황토>/현대문학사
恨 그 그늘의 자리
1976 장편 <대장경>
1977 중편 <진화론>
1977 20년을 비가 내리는 땅/범우사
1978 중편 <미운오리새끼>
1978 단편 <마술의 손><외면하는 벽>
1978`한, 그 그늘의 자리`/태창문화사
1979 단편 <두개의 얼굴> <사약> <장님 외줄타기>
1979 중편 <청산댁>
1980 허망한 세상의 이야기/삼중당
1981 중편 <유형의 땅><길이 다른 강> <사랑의 벼랑>
1982 중편 <인간 역습><인간의 문><인간의 계단>(인간의 탑>
1983 중편 <박토의 혼>
1983 장편 <불놀이>/문예출판ㄱ사
1985 중편 <시간의 그늘>
1986 태백산맥 제1부/한길사
1987 태백산맥 제2부/한길사
1988 태백산맥 제3부/한길사
1988 어머니의 넋/한국문화사
1989 태백산맥 제4부/한길사
1991 태백산맥 연구서 <문학과 역사의 인간>/한길사
1993 중편 <유형의 땅>/샤프출판사
1994/06 `아리랑 제1부ㅡ아, 한반도`/ 해냄
1994/08 `아리랑 제2부ㅡ민족혼`/해냄
1994/08 `아리랑 제3부ㅡ어두운 산하`/해냄
1995 `아리랑 제4부ㅡ동트는 광야`/해냄

작품
1999 조정래 문학전집

상훈
1981 현대문학상(유형의 땅)
1982 대한민국국문학상(인간의 문)
1984 소설문학작품상(메아리 메아리)
단재문학상
1988 성옥문학상
1989 동국문학상
1991 단재문학상(태백산맥)
1998.8.21 노신문학상(주한중국대사관, 한국노신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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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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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없는 세상을 맨들쿠다!” 제17회 ‘아동학대 추방의 날’
제주특별자치도아동보호전문기관(관장 정원철)은 지난 4월 26일 제주경찰청 은광홀에서 2024년 제17회 아동학대 추방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제주도는 2007년 전국 최초로 아동에 대한 학대와 폭력의 심각성을 도민에게 알리고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아동학대예방 및 보호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매년 4월 27일을 “아동학대 추방의 날”로 선포했다. 올해 17회째를 맞이한 아동학대 추방의 날 기념행사에는 도지사 격려사(복지가족 강인철 국장 대독)를 시작으로 제주특별자치도 김광수 교육감, 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 김경미 위원장, 제주경찰청 곽병우 차장이 아동학대 대응 일선에 있는 기관들을 격려하고 아동학대 예방 유공자 표창 수여식이 진행됐다. 또한 유관기관 및 신고의무자, 학부모 등 300여명이 아동학대 추방 결의를 다지는 퍼포먼스를 가졌다. 특히 2부에서는 아동학대예방교육(광역새싹지킴이병원 강현식 위원장)과 함께 ‘아이 마음에 상처주지 않는 습관’의 저서이자 육아 인플루언서 ㈜그로잉망 이다랑 대표의 부모교육 특강으로 현장에 뜨거운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냈다. 도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전국에서 유일한 아동학대 추방의 날을 맞이하여 이 곳 제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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