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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드는 가장 다정한 방어선 서귀포시 정방동 허유리

우리가 만드는 가장 다정한 방어선

 

서귀포시 정방동 허유리

 




요즘 일상을 돌아보면, 스마트폰 속 알고리즘이 내 취향을 세밀하게 큐레이션해주고, ‘문 앞에 두고 가세요라는 메시지가 일상의 에티켓이 된 원자화된 사회속에 살고 있음을 체감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재난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닥칠 때 우리에게 필요한 건 시스템의 매뉴얼이 아니라, 바로 곁에 있는 이웃의 다정한 손길이다.


최근 광화문 광장을 수놓았던 BTS 공연이 전 세계의 찬사를 받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수만 명의 인파 속에서도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었던 건 화려한 안전장치보다도, 서로를 배려하며 길을 터주었던 자발적인 마음이 가장 강력한 안전 가이드라인이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조의 힘은 위기의 순간 더욱 빛을 발한다. 1995년 일본 고베 대지진 당시, 매몰된 시민의 80%를 구한 것은 첨단 구조 장비가 아니 가족과 이웃의 손길이었다고 한다. 재난은 누구에게나 닥치지만, 그 파도를 넘어서게 하는 건 결국 우리 곁의 다정한 연결에서 나온다.


정방동의 골목길에서도 이 다정한 연결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정방동 안전협의체와 자생단체가 매달 릴레이 형식으로 펼치는 환경은 더(+)하고, 위험은 빼(-)는 안심 플로깅은 단순한 정화 활동 그 이상이다. 마을을 걸으며, 주민의 눈높이에서 비뚤어진 안전 펜스를 발견하고, 어두운 골목의 가로등을 체크하며 따뜻한 안전의 선을 이어가고 있다.


행정이 미처 닿지 못하는 골목의 틈새를 주민의 오감으로 채우는 이 작은 실천은, 가장 실질적이며 생활 밀착형인 안전망이 되어준다. 광화문의 팬들이 서로의 안전을 지켰듯, 정방동의 안심플로깅이 만드는 온기가 서귀포시 전체로 퍼져 나가길 기대해 본다. 우리가 함께 걷는 이 길이 서로를 지키는 가장 다정한 방어선이라는 점을 기억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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