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극우보수적 시각이 위험하다.
최근 정치 행보를 하면서 내뱉는 그의 말에 깔린 정체성이 섬뜩하다.
얼른 지나치기에는 단순한 ‘보수적 시각’이라고 치부할 수 있지만 그가 신봉하고 굳게 믿는 사상 자체를 엿 볼 수 있다.
주 120시간 노동관에 담겨 있는 그의 경제사상
젊은 IT 기업인이 업종 특성상 근무시간이 주 52시간으로 묶여 있어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에 차질을 빚는다고 하소연하자 윤석열은 주 120시간을 빡 세게 일하고 충분한 휴식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차후 윤석열 측은 ‘노사가 합의로 노동시간을 정하자는 취지였지 주 120시간을 일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발을 뺐다.
하지만 그 발언과 관련된 풀 버전을 보면 윤석열은 한 주가 7일이고 하루가 24시간이니 ‘일주일은 168시간인가, 그러면 120시간을 일한 후 쉬면 된다’고 발언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주 120시간 일하면 ‘영원히 쉬게 된다’는 서민들의 하소연은 없는 셈 치고 유연근무제 등 팩트를 가져와서 발언 내용의 진위를 따지지 않더라도 윤석열이 ‘시장의 자유’을 떠올렸다는 점은 분명하다.
윤석열은 이와 관련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의 자유’를 감명 깊게 읽었다고 밝혔다.
‘나도 경제학 공부를 할 만큼 했다’는 주장이다.
밀턴 프리드먼이 누군가?
1976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그이지만 프리드먼의 사상은 고전경제학의 ‘시장은 보이지 않는 손이 결정한다’에 닿아있다.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개인이 선택하도록 놔둬야 하며 결과는 모두 개인의 책임으로 귀결된다는.
프리드먼의 자유경제는 1920년대 말 미국의 경제 대공황 이후 각광을 받은 케인즈의 근대경제학에 맞선 것으로 ‘신자유주의’를 표방한 미국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영국 마가렛 대처 수상에 의해 받아들여졌고 대한민국도 이명박근혜 시대에 이 기조를 충실하게 따랐다.
이른바 낙수효과를 바라는 신자유주의가 ‘일반 서민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강조되는 시점인데도 윤석열은 ‘프리드먼’의 저서를 읽었다고 자랑하고 있다.
그래서 케인즈 학파의 경제 이론과 어느 정도 닮은 ‘소득주도 성장’ 등을 줄곧 비난하는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의 경제관이 위험한 이유
주 120시간 노동은 프리드먼이 말하고 윤석열이 감명한 ‘선택의 자유’일 수 있다.
노동자와 사용자가 서로 얼마의 임금에 주 120시간을 일하겠다는 합의를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채용과 해고의 권한을 가진 사용자와 이에 기대야 하는 노동자의 협상의 과연 공평할 것인 지를 윤석열은 곰곰이 따져 봐야 한다.
서로의 협상에 의한 노동조건의 합의가 얼마나 불합리한 것인지는 이미 오래 전에 경험한 바 있다.
영국 산업혁명 시기 배가 고파 런던으로 무작정 상경한 빈민들은 먹고 살기 의해 미성년인 자녀들을 방직공장으로 보냈다.
거의 무임금으로, 다만 밥을 먹여준다는 조건으로 말이다.
이 역시 노동자와 사용자의 합의에 의한 것 이었다.
청계천 방직 공장에서 폐병에 걸리며 장시간 노동에 시달린 대한민국의 청소년들도 사용주와 합의했다.
윤석열의 경제관이 또한 위험한 이유는 프리드먼의 ‘선택의 자유’에 의거, 민영화를 추구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재벌들은 현재 공공재적인 산업을 민영화 하고 싶어 한다.
의료를 비롯해 철도, 전기, 상.하수도 등이다.
이는 언제까지 ‘황금알을 낳는 거위 역할’을 하는 산업으로 이명박 시대에 그 움직임을 보인 적이 있다.
윤석열의 ‘선택의 자유’는 재벌. 기득권의 바람과 악수를 하고 있다.
권력과 돈이 힘을 모아, ‘민영화를 진행해 버릴 경우의 대한민국을 상상해보면 ’끔찍하다.
그럴 리 있겠느냐고?
신자유주의 정책을 펼쳤던 영국 대처 수상이 어떻게 했는지를 살펴보면 알게 된다.
윤석열에게 권하고 싶은 경제학 서적들
밀턴 프리드먼만 읽지 말고 폴 크루그먼의 ‘경제학의 향연’도 일독했으면 한다.
크루그먼 역시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학자로 그는 ‘신자유주의 등등’ 이런 정책이 경제를 더 발전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약 팔지 말라’고 일갈했다.
이와 함께 경제는 시장에만 맡길 수 없으며 정부가 일정 역할을 하지 않으면 현재의 자본주의가 보여주는 나쁜 일들은 깊이를 더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윤석열은 진보진영에서 ‘토지공개념’의 정신을 헌법에 넣자로 주장할 경우 ‘빨갱이 정책’이라고 비난할 듯 싶다.
그의 발언 등에 비춰볼 때 말이다.
그러면 1879년 발간된 미국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부터 읽어야 한다.
부동산이 얼마나 불합리하게 우리 삶을 지배하는지 느낄 수 있다.
바빠서 접객업소에 다닐 시간이 없다고 밝힌 부인처럼, 윤석열도 분주한 탓에 좌우를 도리도리할 짬이 없을 것으로 여겨지지만 부디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봐 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