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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표창장 안 받은 아이들아 "고마워"

준 사람이 안 줬다고 말하면 '골치 아파'


(표창장과 거리가 멀었던 내 아이들에게)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구나.

 

어렸을 적 사탕. 과자로 구성된 종합선물세트를 벽장에 숨기는 어머니를 졸린 눈으로 바라보던 기억이 새롭다.

 

저 종합세트를 산타할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줬고 어머니가 크리스마스 아침, 우리 형제들에게 선물하는 시나리오였지.

 

산타할아버지가 있는지, 없는 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다만 그 세트 속 인기과자를 누가 차지하느냐를 놓고 그날 아침에는 한바탕 소동이 일었고 아버지의 호통이 있어야 잠잠해지곤 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불교신자였지만 크리스마스에는 자식들에게 착하면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준다고 이르기도 했었지.

 

이제 20대인 세 자매인 니들을 떠올리며, 너희들도 어렸을 적에도 뭔가 아침에 선물을 마련해서 주면 산타할아버지가 준거야고 되묻곤 했어.

 

그럴 때 마다 니들이 착해서 주고 간 것 같아라고 대답했고, 너희들은 지난 밤에 매달아 놓은 양말 속에서 선물을 꺼내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지.

 

건강하게 커 준 것이 가장 고맙지만, 요즘 들어 니들이 표창장을 학창시절에 거의 안 받았다는 사실에 더욱 감사한다’.

 

내 기억 속에 공부와 거리가 좀 멀었던 니들은 표창장보다는 사고를 치는 측에 가까웠어.

 

두 자매가 대학 진학을 하던 시절에는 수시가 있었고 자원봉사 등 스펙이 필요했던 것 같아.

 

하지만 니들은 스펙이 필요 없었던 듯, 신경을 쓰지 않았고 제주에 있는 대학에 우수한이 아닌 우려스러운 성적으로 입학했지.

 

그나마 다행인 것이 바람이 들어 공부도 못하면서 육지 대학에 진학하겠다고 버텼으면 어땠을까 하고 되돌아보기도 해.

 

어쨌든 니들이 표창장을 안 받은 덕분에 마음이 편안하기는 하다.

 

혹시 사람일은 모르는 거야.

 

니들에게 표창장을 준 교장이 사적으로 나하고 유감이 생겨서 교육자의 양심으로 결코 표창장을 준 적이 없다고 말하는 순간, 아빠와 엄마 주변 사람들은 탈탈 털렸을 지도 몰라.

 

수 십군데 압수수색을 당하고 구속됐을 수도 있어.

 

이런 걱정을 하지 않고 지내게 해 준 것은 니들이 표창장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야.


살아가면서 해야 되는 숱한 고민과 번민 속에 그 잘난 '표창장'이 들어있다면 얼마나 성가신 노릇이겠어?

 

이제 성인이 다 된 탓에 표창장 등과는 거리가 멀어졌지만 앞으로도 누가 표창장을 준다면 절대 받지 마라.

 

꼭 받아야 한다면 변호사하고 상의하는 동시에 반드시 공인인증서를 챙겨야 돼.

 

안 그러면 나중에 문제가 생길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날씨가 꾸부정한 게 화이트 크리스마스였으면 좋겠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뜻을 되새기며 남을 먼저 생각하는 시민이 됐으면 한다.

 

코로나 19 시국에 불안하겠지만 삶은 계속 되는 거니까’, 존버하면서 내일을 기다리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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