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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故 노무현 9주기와 MB 첫 재판

MB를 돕던 엘리트들 다 어디에 있나

역사는 참 얄궂기도 하다.

 

대한민국 현대사에 대척점에서 족적을 남긴 두 정치인은 523, 한 사람은 대다수 국민들의 추모 속에 살아나고, 또 한 사람은 영어의 몸이 돼 첫 재판을 받아야 한다.

 

당선 가능성이 별로 없던 부산 지역에 출마한 후 예상대로 낙선하자노무현 전 대통령은 농부가 밭을 탓할 수는 없다고 했고 바보 노무현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고 노무현 대통령(노무현 재단 홈페이지)

 

가훈이 정직이라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가늠하기도 힘든 부정부패 혐의를 받고 있다.

 

개인적으로 9년 전, 523일은 제주올레길 우도 개장 행사가 있던 날이다.

 

성산포항으로 향하던 버스 속에서 접한 노무현 대통령의 부음소식에 놀랐고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돈이 뭐 길래하며 소곤대는 중년여성 무리를 향해, ‘진짜 부정한 무리들은 잘 먹고 잘 사는데,,,잘 알지도 못하면서라고 큰소리 쳤던 기억이 새롭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 9년을 지나며 대다수 국민들은 그동안 국가가 강조해왔던 가치관이 얼마나 엉터리인지를알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동분서주(東奔西走)를 보면서 반공이라는 괴물이 얼마나 우리를 억눌러왔는지, 우리의 미래를 가로막아 왔는지도 어렴풋이 깨닫게 됐다.

 

그날의 기억, 통음(痛飮)하며 밤 새워 TV를 보며 울다

 

우도 올레길을 걷는 내내, 머릿속은 텅 비어 있었다.

 

상고를 나온 사법고시 합격자가 돈을 벌고 싶어 판사에서 변호사로 전직했고, 부림사건을 맡아 인권변호사로 거듭 난 그의 일대기를 그려봤다.

 

5공 청문회장에서 재벌회장. 장세동 전 경호실장을 상대로 조목조목 논리로 따지던 영상.

 

김영삼 전 대통령의 3당 합당에 이의 있습니다하면서 손을 번쩍 들던 결기.

 

부산출신 정치인이 고 김대중 대통령과 함게 하며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부산에서 출마를 거듭하던 그의 무모함.

 

결국 우여곡절 끝에 대통령으로 당선되던 당시의 기쁨 등이 주마등처럼 흘렀다.

 

보수 세력들은 그에게 실패한 대통령이라는 딱지를 붙였지만 결코 동의할 수 없다는 생각은 지금도 같다.

 

경제나 안보. 한반도 평화 등 모든 측면을 고려했을 때 그가 이명박. 박근혜보다 못한 점을 도저히 찾을 수 없기 때문에 그렇다.

 

특히 그는 민주주의의 정신을 알지 못하는 사이 국민들에게 심어줬고 촛불로 다시 태어났다고 굳게 믿는다.

 

9년 전 바로 그날, 피곤한 몸을 TV에 고정시키고 술을 퍼 마셨다.

 

눈물이 마를 새 없었고다음날은 눈이 퉁퉁 부어 거울을 보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슬픔과 분노 이 두 단어가 523일의 기억이다.

 

다시 이날이 올 때마다 가슴이 떨린다.

 

아마 살아가는 동안 416일 세월호가 속절없이 침몰하는 장면과 523일 고 노무현 대통령의 사망소식을 전하는 앵커의 목소리는 잊을 수 없을 것만 같다.

 

정직이 가훈이라는 MB, 그를 돕던 정치인들은 다 어디에 있나

 

523, 이날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첫 공판날이기도 하다.

 

지금 받고 있는 혐의는 의심 가는 대목 중에 가장 약한 부분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자원비리, 4대강 의혹, 방산비리, 포스코 문제 등 그를 둘러싼 의혹은 넘칠 정도다.

 

역사를 돌아 볼 때, 부패한 권력자 옆에는 항상 간신들이 있다.

 

연산군도 그를 부추기는 신하들이 있어, 방자함을 더했고 이승만 옆에서 이기붕이라는 측근이 있었다.

 

전두환 역시 옆에는 별을 떼고 정치인으로 변신한 엘리트들이 있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혼자 모든 일을 저지를 수 없다.

 

그의 잘못된 법안이 국회에 갔을 경우, 적극 옹호하며 거수기 역할을 한 국회의원들을 포함해 청와대에서 그의 보좌한 측근들, 4대강 파문 당시 학문적으로 옳다고 병풍을 쳐준 일단의 학자들도 모두 그의 조력자들이다.

 

불의에 입을 닫은 보수언론들도 그에게 힘을 준 세력들이다.

 

얼굴을 바꾸고 자신은 MB와 관계가 없다는 듯 구는 정치인들이나 학자, 언론인들을 볼 참이면 구역질이 난다.

 

523, 오늘은 그들이 누군가를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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