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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철 든 날, 춘설(春雪) 난분분(亂紛紛)

입춘은 새해의 첫째 절기이기 때문에 농경의례와 관련된 행사가 많다.


입춘이 되면 도시 시골 할 것 없이 각 가정에서는 기복적인 행사로 입춘축(立春祝)을 대문이나 문설주에 붙인다.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건양다경, 국태민안, 입춘대길이었으나 교육적인 내용도 써 붙였다.


4일은 입춘이다. 고경실 제주시장이 입춘대길을 빌고 있다


 건양다경()은 입춘을 맞이하여 ‘밝은 기운을 받아들이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기를 기원한다’, 국태민안()은 ‘나라가 태평하고 백성이 편안하다’, 입춘대길()은 ‘입춘을 맞이하여 크게 길하게 한다’는 뜻으로 집안의 길함뿐만 아니라 나라 걱정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였다. 추사 김정희가 당시 재상 채제공으로부터 명필이 될 것이라고 예언 받게 된 것도 7세 때 대문에 써서 붙인 ‘입춘대길 건양다경’ 때문이라는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어떤 경우라도 입춘은 '새것의 시작'이다.


4일 입춘을 앞둔 토요일인 3일은 춘설(春雪)이 난분분(亂紛紛)하다.


아직 봄은 멀었다는 듯 차가운 바람과 함께 눈송이가 휘날린다.


물론 설날 전후가 추운 제주지방의 날씨를 감안하면 아직 봄은 멀었는지도 모른다.


촛불 혁명으로 봄이 온 줄 알았다. 그러나 아직 끝이 아니다.


촛불 혁명으로 촉발된 성난 민심은 결국 부패한 박근혜 대통령을 자리에서 내려오게 했고 장미대선은 문재인 대통령을 탄생시켰다.


지난 9년 세월의 적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프랑스대혁명 이후의 메테르니의 반동을 보는 듯한 현상이 암울하게 나라를 만들었다.


누구의 표현대로 정권을 잡은 것이 아니라 '이권을 잡은 듯' 행동했던 2명의 대통령 중 1명은 503이라는 수인번호로 대신 불리우고 있으며 또 한명은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나면 검찰 포토라인에 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는 그 추운 겨울날 촛불을 들었다. 누구를 위해서? 무엇 때문에?


이 과정에서 국정원, 검찰, 법원 등 국민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권력기관의 행태가 수면 위에 떠올랐다.


문재인 대통령 성격대로 차근 차근 치워가는 도중 두 가지 비난이 정부를 향하고 있다.


하나는 '왜 미적대느냐'이고 또 하나는 '이젠 피곤하다'는 푸념이다.


미적댄다는 계층은 '적폐청산의 속도'를 거론하는 것이고 보면 이 정부와 어느 정도 결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피로감을 호소하는 국민들이 많다'는 계층은 영화 친구의 대사처럼 '마니 무긋다 아이가, 그만해라'는 것이다.


과연 그만 둘 노릇일까?


한 정치인은 이를 두고 '독립운동하다 지쳐서 이젠 일본의 점령을 인정하자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폄훼하는 세력, 목적이 있다.


고대 그리스의 올림픽 정신을 다시 소개할 이유 조차 없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지난해 전쟁 위기까지 내몰렸던 동북아에서 평화의 메시지를 내야 한다.


IOC도 그 점을 강조하고 있고 남북 단일팀, 동시 입장을 강력하게 주문했다.


도종환 장관이 김어준의 TBS 뉴스공장에 나와 소개한 단일팀 구성 비화는 우리나라 언론이 전한 것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었다.


남북 단일팀을 요구한 것은 IOC였고 올림픽 본선 출전 자격이 없었던 우리 여자 아이스하키팀 출전의 가장 유력한 배경이었다.


이에 IOC는 북한 엔트리 15명을 참가 시키라고 했으나 도 장관은 스위스에서 한 밤중에 우리 아이스하키 연맹과 전화 통화를 하며 '우리 선수의 불이익'을 감안한 협상을 벌였다.


이를 위해 IOC는 엔트리를 35명까지 한국만 늘려주겠다는 제안을 했고 도 장관은 '일본 등 다른 나라의 반발을 감안', 원칙인 22명을 견지했다.


우리와 기량이 비슷한 나라와 경기에서 이겼을 경우 일어날 특혜소지를 공정성의 문제로 봤다.


또한 도 장관은 애초 여자아이스하키팀을 만나 '제외되는 것은 아니고 출전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학팀 하나 없는 우리나라 현실 속에 이번 일을 계기로 도 장관은 여자아이스하키팀의 미래에 대해 지속적으로 같이 고민을 하기로 했다.


물론 북한선수들이 포함되면 4게임 정도 하는 여자아이스하키 경기에 우리 선수의 출전 시간이 줄어 들 수는 있다.


올림픽이 왜 열리는지를 되새겨 보고 특히 우리의 경우는 왜 남달라야 하는 지를 언급하고 싶지 않다.


다만 언제부터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하는 보수들과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보수언론들이 '목적을 위해 감내해야 하는 개인의 권리'에 언제부터 그토록 민감했는지를 되묻고 싶어진다.


도시를 발전 시켜야 한다며 철거민들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서민들의 목숨을 잃게 하고서는 '도심 테러리스트'라고 손가락질 하던 그들이, 수 백명의 꽃 다운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사건을 '단순한 교통사고나 세금을 먹는 하마'라고 규정했던 그들의 입에서 나올 말이 아닌 까닭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일갈했다.


'그들은 평창올림픽 성공, 남북화해 분위기 조성 등에 전혀 관심이 없다, 거꾸로 평창 올림픽이 실패하고 이 정부의 노력과는 달리 남북의 사이가 나빠져야 문재인 정부가 타격을 입을 것이고 그래야 정권을 다시 잡을 기회가 오는 탓에 그렇게  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공감이 가는 해설이다.


눈은 오지만 그래도 결국에 봄은 온다


보수언론 등은 2.30대가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 반대하고 있고 그들의 통일관은 기성세대와는 다르다고 설파하고 있다.


운동가요인 '직녀에게'에 나오는 '우리는 만나야 한다'와 문 대통령이 강조한 '한반도에서 전쟁은 반드시 없어야 한다'는 대명제를 뺀 통일이 있을 수 있을까?


제주에 정착한 새터민들이 어르신 위안공연을 하고 있다


다른 방법이 있다면 듣고자 한다.


만나지 말아야 할까?  한반도가 쑥대밭이 돼도 전쟁이라도 불사해야 하나?


2.30대가 '반드시 평화적 방법으로 통일을 해야 한다'는 명제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면 2.30대의 인식에 문제를 제기해야지, 그들의 입맛에 맞게 통일정책을 바꿔야 하냐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새철 드는 날, 춘설은 난분분하다.'


그 눈은 천천히 오는 봄볕에 곧 자취를 감출 것이다.


그것이 자연의 이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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