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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해신당과 화북 해신사(海神祠)

 
주민자치 위원과 자문위원님, 마을 회장님들과 함께 강원도 삼척에 벤치마킹하러갔다. 어느덧 해는 뉘엿뉘엿 서산을 등지고 버스는 해신당 공원에 도착했다.

광활한 동해의 품에 안겨 우뚝 솟은 장승들과 남근상이 우리들 시선을 한눈에 거머쥐는 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고목나무처럼 보이기는 했지만 이름표가 수령이 200년으로 추정되는 큰 은행나무였다. 해풍을 견딘 탓일까 바다를 배경으로 당당하게 굽은 등허리에서 역사의 고난을 말해 주었다. 중년 여성 해설사와 담당 공무원이 우리들을 따뜻하게 맞아 주었다.

해신당 공원은 강원도 삼척 시 원덕읍 길남마을에 있는 성(性) 민속공원이다. 남근 숭배의 민속을 주제로 조성된 테마공원으로서 해신당과 남근조각 공원, 삼척어촌민속전시관 등 이 있다.

옛날 신남마을에 결혼을 약속한 처녀 총각이 살고 있었는데 애랑이라는 처녀 홀로 애바위에서 해초 작업중 큰 풍랑을 만나 죽었다. 그 후 바다에서는 고기가 잡히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은 실물모양의 남근을 깎아 제사를 지내 죽은 처녀의 원혼을 달랬다는 애바위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이후 해신당을 지어 음력 정월 대보름과 시월 첫 오(午)일에 남근을 깎아 사당에 걸고 제사를 지낸다. 또 아이가 없는 아낙네들은 제사가 끝난 후 남근을 몰래 가져가거나 사당에 기도 하는 여인들이 발자취를 느낄 수 있었다.

해신당 공원은 2002년 10월 개관하여 습지 생태 공원, 남근조각 경연대회 작품이 1999년부터 4회째 행사가 이어져 오고 있다. 십이지신상, 솟대, 전통어가 등 다양한 볼거리가 준비 되어 있었다.

제일 처음 눈길을 사로잡은 건 남근상이다. 길목에 계단이 병풍처럼 깔려있고 연못 사이에 남근상이 쌍을 이루어,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나도 모르게 얼굴이 빨개졌다. 길을 따라 2미터 내외의 남근상들이 저마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맘껏 뽐내고 있었다. 예전에 남근상을 보았다면? 언뜻 비슷해 보였지만 약간 통통하면서도 균형감 있고 익살스런 얼굴, 부드러운 입체주름 등이 남근상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속삭이는 듯했다. 전통어가 입구에 숫총각들이 볼일 보는 남근앞에서 사진 한컷 찍으면서 젊음을 되새겨 보았다.

이번에는 선생님의 해설을 들으려고 해신당 앞에서, 지금까지 본 남근상들이 해학적인 표현과 이승과 저승을 연결해 주는 밧줄 사이사이에 지전이 꽁꽁 묶여진 모습도 보였다.

해신당은 주위 풍광이 한몫을 더하는 곳이다 어느 때를 가리지 않고 이곳에서 바라보는 애바위는 가히 일품이다. 바다 한쪽에서 처절하게 내눈을 스쳤다 거무스름하게 거의 형상은 찿아볼 수 없었지만. 파도와 함께 누군가를 부른다. 바다를 지켜주는 수호신과 은행나무가 소곤소곤 대화하는, 툭 트인 바다를 보며 정담을 나누는 한 폭의 그림 같다.

문득 화북 해신사(海神祠)가 떠올랐다. 바다의 신, 선왕신을 모시는 사당으로 마을의 해신당인 동시에 정월에는 해상교통의 안전을 기원하는 용왕제를 드리는 곳이다. 별도포인 둔지는 수심이 얕고 모래가 많아 선박 출입이 불편했다.

어느 날 목사가 탄 배가 제주를 향해 오던 중 풍랑을 만난다. 배에 구멍이 나 바다에 빠져 죽을 위기에 처했다. 바다에서 큰 뱀이 구멍을 막아주어 간신히 별도포에 닿았다. 신기하게 여겨 사당을 짓고 매년 정월 6일에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제주 목사(牧使)로 왔던 한상묵이 1820년에 축조하고 해상 왕래의 안전을 기원하는 해신제를 정월대보름날 지냈다. 이원조 목사가 재건축하고 방어사 장인식이 돌에 󰡐해신지위󰡑라는 신위(神位)를 새겨 보존토록 했다.

화북은 제주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숱한 흔적이 산재해 있고 제주 전통문화의 향기를 맛볼 수 있는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마을이다. 화북 포구와 별도봉, 청풍대 등의 명소와 해신사, 삼사석, 별도연대, 화북비석거리, 환해장성, 화북진성, 동제원, 삼수천 등 문화재를 바탕으로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하여 주민자치위원회의 주관으로 화북동 역사․문화 장기발전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공원을 돌아 나왔을 때는 얼굴은 빨개지고 어느덧 시간이 흐른 뒤였다. 삼척 해신당의 여행은 수줍은 새색시처럼 기대와 설렘이 잦아들지 않았다. 아직까지 조금 낯설어 보이는 까닭은 세월의 흐름이 더해지지 않은 탓일까?

화북동 주민자치위원 이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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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안전감찰 전담기구 정기회의 개최…안전 강화 방안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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