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댕이 라는 생선이 있다.
제주에서는 보기 힘들지만 서해 쪽에서는 흔히 잡힌다.
체장 10cm 정도로 작다.
대다수 사람들이 김치 담글 때 넣는 젓갈인 밴댕이젓 정도를 알거나 혹은 밴댕이와 관련된 속담 몇몇만 기억할 뿐이지만 제철 밴댕이는 상당히 맛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속담을 보면 ‘밴댕이 소갈딱지’는 속 좁고 너그럽지 못한 사람을 흉보는 말로, 밴댕이는 성질이 급해 그물에 걸리면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파르르 떨다 육지에 닿기도 전에 죽기 때문에 생긴 말이라고 한다.
구좌에서 이준석 국민의 힘 대표와 친밀감을 과시하는 원희룡 지사
23일 이준석 국민의 당대표가 제주를 찾았다.
대권에 도전하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에게는 반가운 손님이었을 것이다.
원 지사는 이준석 대표와 함께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 참배를 마치고 제주시 구좌읍 신재생에너지홍보관으로 이동하면서 직접 운전대를 잡는 등 친밀도를 높였다.
신재생에너지홍보관이 있는 구좌에선 전동 킥보드를 함께 탔다.
‘이 정도로 우린 친해’ 라고 과시하는 듯 했다.
제주도청은 이날 원 지사와 이 대표가 방문하는 곳마다 잇따라 사진을 포함한 보도자료를 냈다.
도는 이날 ‘전동킥보드 타는 원희룡 도지사와 이준석 대표’ ‘신재생에너지홍보관 방문한 원희룡 도지사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등 여러 꼭지의 보도자료를 쏟아냈다.
제대로 받들어 모시겠다는 공보실의 의지도 엿보였다.
문제는 얼마 전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제주에 오지마라고 요청한 점
원 지사는 코로나19 방역을 언급하며 공개적으로 이재명 경기지사의 제주도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적이 있다.
제주와 별 다른 인연이 없는 이재명 지사로서는 ‘제주 방문’이 경선 등을 앞두고 절실한 정치일정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원 지사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 “제주 방역이 무너지면 제주경제도 국민관광 힐링도 치명상을 입는다”며 “이 지사와 경기도의회, 제주도의회 간 행사가 강행된다면 제주도의 절박함을 외면한 처사가 될 것”이라고 적으며 이재명 지사의 제주행을 막았다.
이준석 대표와 도내 청년들과 간담회를 마련한 원희룡 지사
이 지사는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원 지사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이 지사는 제주도와 경기도, 제주도의회, 경기도의회 등 4자 간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공동대응 업무협약’ 체결, 4·3유족회 등과의 간담회, 이재명 지지모임인 제주민주평화광장 출범식 강연 등의 일정을 준비했다.
이 때 이 지사의 제주행 발길을 막은 원희룡 지사와 23일 이준석 대표를 맞이하는 원희룡 지사는 다른 사람으로 보였다.
정치도 사람이 하는 것이라 ‘도리’가 있어야 한다는 말 자체가 낯설다.
23일 행사를 접한 한 도민은 이재명 지사의 제주방문 자제 요청을 한 원 지사를 떠올리며 ‘정치를 밴댕이 소갈딱지처럼 한다’고 혀를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