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7기 하반기 행정시장 지명을 앞두고 원희룡 지사가 깊은 고민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도내 정치권이나 관가에서는 시장 임명 절차가 좀 늦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리는 가운데 이를 원 지사의 고민에 연결시키는 모습이다.
제주도는 지난달 12일부터 18일까지 개방형 직위로 공모했고 이에 제주시 3명. 서귀포시 5명 등이 응모했다.
제주도는 선발시험위원회를 구성하고 서류전형과 면접심사를 실시한다는 일정 속에 이달 1일까지 이를 마무리했다.
이후 선정된 복수의 응모자가 인사위원회에 통보되고 인사위는 우선 순위를 정해 도지사에게 추천하는 형식을 밟는다.
여기까지 일정과 관련, 외부의 관측에 비해 ‘적당한 수순이고 늦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고 제주도 내부의 한 관계자가 설명했다.
실제와 예상의 차이, 어디에서 비롯됐나
외부에서 ‘늦어지고 있다’는 의심을 하는 이유는 서귀포 시장 임명에 관련된 것으로 파악된다.
행정시장을 포함한 도내 주요 요직의 경우 외부 공모하는 형식을 취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도민들은 드물다.
인사권자인 도지사가 마음 굳힌 대로 가는 것이고 유력한 후보자의 경우 거의 도지사와 사전 조율을 하고 공모에 응하는 것이 기존 관행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누구, 누구 정도가 물망에 오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거의 맞아 떨어지게 된다.
실제 공모라면 외부인이 인사 점수 등 자세한 내역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행정시장 공모에서도 당초 제주시장, 서귀포 시장이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예상이 흘러 넘쳤다.
제주시장의 경우 중앙정치권 재진입을 노리는 원희룡 지사를 대신할 인사라는 분석이고 서귀포 시장은 원 지사를 측근에서 도운 공직 출신이라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원 지사에게 고민을 안긴 1순위로 뽑히던 서귀포 시장 후보자
공직출신인 T는 지난 3월 말 큰 사고를 쳤다.
특히 최근 들어 ‘절대 해서는 안 될 음주운전’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최고조에 달한 사회 분위기 상 ‘치명적 결격사유’가 돼 버린 셈이다.
또한 중앙정치권에 재진입해 보수 야당의 대권 주자의 반열에 서기를 고대하는 원희룡 지사에게도 ‘대략 난감’한 상황을 만들었다.
본인의 의지대로 그를 추천하고 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 ‘어떤 공격을 받던’ 무시하고 임명해 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후 뒤를 따라다닐 관련 구설에 자유로울 수 없다는 면에서 원 지사를 고민에 빠뜨렸다는 것이 도청 안팎의 설명이다.
자칫 잘못된 인사라는 평가로 이어 진다면 ‘정치 지도자로서의 자질’까지 거론될 지경이라는 의미로 들린다.
도청의 한 고위 공직자는 “원 지사의 정치 행보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는 사안”이라며 “장고 끝에 악수난다는 격언대로 빨리 결정하는 것이 낫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