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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아요"

‘사랑을 나누는 사람’ 꿈꾸며 사는 10대 소녀들과 할머니

“할머니. 우리 고기 먹으러 가요” “아껴서 살아야 돼. 자장면 시켜먹자”

김정열 할머니(69.제주시 노형동)는 가끔 투정거리는 손녀들(고1.중1)을 볼 때면 항상 미안한 마음이 든다.

한참 먹고 클 나이의 손녀들에게 마음껏 사줄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아이들처럼 학원에 보낼 수도 없고, 옷 같은 것을 사줄 수 있는 환경도 아니다.

할머니와 자매, 세 식구가 함께 산 것은 올해로 12년째.

할머니의 아들. 며느리이자 어린 자매의 부모가 이혼하면서 가정은 풍비박산이 됐다.
자매의 아버지, 어머니 모두 집을 나가 버렸기 때문.

어린 자매와 몸이 좋은 않았던 할머니에게는 너무나 갑작스럽고 감당하기 힘든 일이었다.

설을 며칠 앞두고 김 할머니와 자매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현재 할머니와 자매는 3년 전 할머니가 그 동안 모아온 돈과 500여 만원의 빚을 지고 어렵게 마련한 10평 남짓한 집에서 살고 있다.

생활비는 정부에서 지급되는 월 60여 만원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협창증 등으로 걷기조차 힘든 할머니와 고등학생. 중학생인 자매 등 세 식구에게는 한 달을 버티기가 충분치 못하다.

요즘에는 손녀들이 돈을 필요로 하는 날이 많아 할머니 마음이 편치 않다.

김 할머니는 “애들 좋아하는 고기도 사주고 싶고, 옷도 사주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항상 미안하다”며 “부모도 없이 크는 아이들이 돈 때문에 기가 죽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래도 할머니는 “손녀들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밝고 바르게 잘 자라줘서 고맙다”고 뿌듯해 했다.

자매 중 고등학생인 언니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 그래픽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시청 등에서 하는 컴퓨터 무료 수강에도 열심히 하고 있다.

할머니는 그러나 “큰 아이는 10여 분 이상 버스를 타면 구토를 하는 등 몸이 너무 약하다”며 “컴퓨터마저 없어 남보다 뒤쳐지지 않을까 걱정이 많다”고 호소했다.

반면 내성적인 동생은 장래희망을 묻자 어색한 듯 그냥 고개만 설레설레 저었다.

‘아빠. 엄마가 보고 싶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아주 가끔 연락이 와요. 육지에 계신 엄마는 지난 번에 옷을 보내 주셨고. 아빠는 여기(제주도)서 재혼하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할머니가 거들었다.
“애들 아빠는 1년에 한두 번 집에 왔다가고, 엄마도 몇 년 전까지 집에 가끔 왔었다”며 “‘사정이 좋지 않아 도와주지 못한다’는 말만 하고 돌아갈 때 애처로웠다”며 본인보다 사정이 나아지지 않는 아들과 며느리를 더욱 안타까워했다.

하루에 한 번 성당에 가는 할머니는 요즘 몸이 아파 또래의 할머니들과 이야기 밖에 나누지 못하지만 예전에는 봉사활동을 열심히 했다고 한다.
그래서 손녀들도 성인이 되면 ‘사랑을 나누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고.

할머니는 “애들에게 ‘지금은 힘들지만 나중에는 나보다 못한 남을 베풀어 주며 살라’는 말을 자주 한다”며 “꼭 그렇게 할 수 있게 애들이 더욱 잘 자라줬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자매 역시 “우리보다 어려운 사람이 많아요. 그런 사람들 때문에 더 꿋꿋하게 생활하고 있어요”라고 말한 뒤 “그렇죠 할머니?”라고 물으며 웃어 보였다.

“우리는 할머니 없으면 못 살아요. 할머니랑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 겁니다”

손녀들이 착하게 자라 주는 것, 할머니가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 밝은 미래를 위한 세 식구의 현재 작은 소망이다.



-자매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지 못한 점 양해 바랍니다.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의 추천을 받았기에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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