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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현장, 왕년의 투사들의 '수다'

60대 넘긴 참석자들, '박정희는 망령이자 굴레'

지난 3일 제주시청 촛불 현장에는 대부분 50대 아래 연령대 중심의 시위가 펼쳐졌다.

 

전국에서 232만명, 제주 만해도 사상 최대인 11000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젊은층들의 발랄한 율동, 하야가에 맞춘 흥겨움 등이 넘실댔다.

 

그 속에서 60대를 넘긴 어르신이라고 표현하기는, 좀 어정쩡한 얼굴을 아는 도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젊은 시절 야당 활동을 하면서 각종 시위에 참여했던 분, 혹은 시민.사회단체 일을 하면서 당국의 요주의 인물로 분류됐던 분들도 눈에 띄었다.

 

70살을 훌쩍 넘긴 한 어르신이 나타나자 그들은 모두 아이구, 선배님하면서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나눴다.

 

이들은 과거 군사정부. 독재시절 최선봉에 섰던 분들이었다.

 

지금은 비록 현장에서 멀어져 생계에 종사하고 한가한 일을 하면서 살고 있지만 이번 촛불시위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있다.

 

3일 제주촛불대회, 젊은층이 대부분이지만 한편에서 이들을 격려하는 어르신들이 있다

 

7차에 걸친 촛불대회에 항상 보였고, 또 항상 촛불을 들고 있다.

 

3일 대회는 님을 위한 행진곡제창으로 시작됐다.

 

이 노래가 울려퍼지자 몇 몇은 손을 쳐들며 따라 불렀다.

 

그래, 이 노래여 분위기가 확 살잖아하면서 웃는 그들의 표정은 천진난만하다.

 

예전 1987년 투쟁때도 우린 이 노래를 자주 불렀어라고 회상하는 한 분.

 

명곡이야, 명곡하면서 감탄하는 또 다른 분.

 

촛불 시위에 대한 소회를 묻는 질문에 한 분은 이번 일로 민주주의에 대한 공부를 확실하게 하고 있다고 전제한 후 제주도내에서 벌어지는 시위에 거의 참석했지만 이번처럼 시민들이 자발적이고 흥겹게 참석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우리 때는 경찰과 항상 충돌했어야 했고 반드시 잡혀가는 사람들이 있어서 좀 비장한 분위기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을 모든 사람들이 알고 그 권력을 행사할 줄 알아야 해라고 덧붙인 그는 한줌도 안 되는 기득권을 위해 대다수 국민들이 희생하는 시대는 이번 일로 끝을 맺어야 하고 이 사회의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변화시켜야 한다면서 반드시 탄핵하고 민주주의를 존중하는 사람들에 의한 정부가 들어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정희. 육영수의 굴레, 우리 세대는 아마도 영원히 벗어나지 못할거야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위한 촛불시위이기에, 박정희. 육영수 얘기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사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듯 60대 이상은 아직도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비율이 높다.

 

박정희에 대한 향수 탓이라고 정치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있다.

 

한 인사는 박정희와 육영수 시대를 온전하게 거친 우리 세대는 평생 그 망령과 싸우고 있다고 푸념했다.

 

지금은 욕도 하고 비판도 하지만 우리가 젊었을 때 그 말을 꺼내기조차 힘들었을 뿐 아니라 친한 친구도 마치 문둥이 보듯 대했다고 술회한 그 인사는 지난 대선 때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독재자고 그 딸이 대통령에 출마한 것이라고 친구들이나 주변을 설득했지만 박정희 때문에 이 정도라도 사는 것 아니냐는 항변만 돌아왔다우리 세대는 박정희라는 울타리에 철저하게 갇혀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옆에 있던 한 분이 말을 거들었다.

 

솔직히 박정희가 있어가 아니라 박정희가 있어 라는 한 글자의 차이라고 지적한 그는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똑똑하고 부지런해, 산업현장에서 저임금에도 열심히 일한 덕에 지금의 우리나라가 있는데 일부 기득권과 재벌들이 자신들의 공인 양하는 것을 보면 기가 막혀서,,,라고 혀를 찼다.

 

박정희가 먹여 살려 줬나. 그 어려운 시절 허리띠를 졸라매며 공부시켜 준 부모님들 덕에 우리가 먹고 살았지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번 기회에 싹 바꿔야 해. 그렇게 못하면 다음에는 기회가 없을 지도 몰라라고 우려한 한 분은 우리 때 더 치열하게 싸워서 지금 젊은이들은 좋은 세상에서 살도록 해줬어야 하는데 지금 보니 참 마음이 짠하네라며 어때 이번은 전에 비해 다른 것 같지라고 주변 친구들에게 동의를 구했다.

 

성함을 밝혀도 되겠느냐는 질문에 그들은 한결 같이 손사래를 쳤다.

 

, 잘한 게 있다고 이름을 밝혀. 이 나이에 이 현장에 나올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며 입을 모았다.

 

그들이 살아온 세월은 아마 지금보다 더 험했을 것이라는 짐작이다.

 

다음 촛불에도 꼭 참석해야 한다고 서로에게 다짐하는 그들에게 어르신이라는 말이 얼른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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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체납 '강경 드라이브'...체납차량 단속으로 740만 원 징수
제주특별자치도가 고액체납자 압류 활동에 이어 체납차량 합동단속을 실시해 성과를 거뒀다. 제주도는 체납액 징수 강화를 위해 양 행정시, 자치경찰단과 함께 29일 자동차세 및 과태료 체납차량에 대한 합동 단속을 실시해 체납차량 67대를 적발하고 740만 원의 체납액을 현장에서 징수했다. 이번 합동 단속에는 제주도청(세정담당관), 자치경찰단, 제주시(세무과·차량관리과), 서귀포시(세무과·교통행정과) 소속 단속 공무원 24명이 참여했다. 또한 체납차량 영치 전용 자동차 4대, 휴대용 체납차량 조회기 4대, 차량 족쇄 6개 등 장비를 동원했다. 합동단속은 제주시와 서귀포시 지역에서 동시에 진행됐으며, 단속 대상은 자동차세 체납 차량과 자동차 검사 미이행 또는 책임보험 미가입으로 과태료 30만 원 이상을 체납한 차량이었다. 당일 적발된 차량은 자동차세 체납차량 62대, 검사 미이행 및 책임보험 미가입 차량 5대로 확인됐다. 이 중 자동차세 체납차량 22대에 대한 체납액 740만 원은 현장에서 즉시 징수했다. 제주도는 체납액 징수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합동단속에 앞서 5월 12일부터 16일까지는 도외 거주 고액체납자 가택수색을 실시해 시가 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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