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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바람은 제주사람에겐 그저 일상

강한 9호 태풍 마이삭이 제주를 지났다.

 

거센 바람과 폭우, 태풍이 불면 으레 만날 수 있는 자연의 모습.

 

태풍이 불라치면 다른 지방에 사는 지인이 걱정하는 전화를 하곤 한다.

 

그럴 때 마다 괜찮아, 제주 사람에게 바람은 일상이야라고 대답한다.


바람이 만들어 낸 제주바다의 하얀 파도

 

제주 사람은 항상 바람을 이고 살았다.

 

제주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태어날 때 바람이 불었을 테고, 그가 척박한 제주 땅과 이별을 고할 때도 바람은 그의 마지막 길을 같이 했다.

 

이재수가 고향 땅을 떠나 섬을 빙 돌아 비분강개한 심정으로 제주성을 향할 때도 제주의 바람은 흙먼지를 일으켰다.

 

194731, 관덕정 광장에서 말발굽에 밟히고 경찰들의 무차별 사격으로 인해 그 광장에 선혈이 낭자할 때에도 미처 봄을 맞이하지 못한 겨울 찬바람이 제주사람들의 옷깃을 여미게 했을 터이다.

 

이듬해 43일 온 섬 봉우리마다 횃불이 오를 때도 바람은 염원을 담은 불길을 지고 도 전역을 오르내렸다.

 

피의 광풍이 제주 섬에 몰아치며 친척과 이웃이 무도한 국가 폭력 앞에 스러질 때도 바람은 도민들의 신음을 실어 한라산 주변을 맴돌았다.

 

가장 셌다는 1959년 사라호 태풍이 제주에 들 무렵, 사람들은 추석 준비가 한창이었다.

 

방에 들어차는 물을 피해 제물을 높은 곳에 올려놓고 몸만 피했다 다시 와보니 제물들이 무사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는 한 어르신의 회고.

 

아직 꼬리를 남긴 태풍 바람이 불어오는 속에 차례를 지낸 적도 있다고 웃었다.

 

이에 9호 태풍 마이삭은 기록으로 남았지만 10호 태풍 하이센이 에너지를 쌓아가며 북상 중이다.

 

일본 열도를 향할지, 아니면 대한해협의 틈을 비집고 한반도로 방향을 잡을 지는 미지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어느 경우든 제주에는 바람이 불어 올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바람소리를 듣는 제주사람들은 마이삭에 이은 하이센의 바람에도 아랑곳없이 삶을 꾸려 나갈 것이다.

 

바람을 운명처럼 받고, 바람에 피하지 않고 맞서며, 그 바람이 비껴가도록 할 수 있는 능력을 제주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다.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태풍의 길목에 사는 제주사람들은 쫄지 않고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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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소방, 의용소방대와 함께 쓰담달리기(플로깅) 릴레이 돌입
제주의 청정 해안을 지키기 위해 소방안전본부와 의용소방대가 섬마을을 찾아가 쓰레기를 줍고 환경정화 활동에 나섰다. 제주특별자치도 소방안전본부(본부장 주영국)는 10일 도 의용소방대연합회(남성회장 최운철, 여성회장 이미경)와 함께 제주시 우도에서 ‘쓰담달리기(플로깅)’ 행사를 열고 해안 정화 활동을 전개했다. 이번 행사는 ‘안전한 제주! 청정한 제주! 의용소방대와 함께!’라는 슬로건 아래, 도민과 관광객 모두가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깨끗한 해안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주영국 소방안전본부장을 비롯한 소방공무원 20명과 의용소방대원 300명 등 총 320여 명이 참여해 우도 해변 일대를 중심으로 쓰레기를 수거하고 환경정비 활동을 펼쳤다. 참여자들은 해안가 지형에 따라 구간을 나눠 쓰레기를 줍는 동시에, 낙상이나 미끄러짐 등 안전사고에 대비해 각 구역에 안전관리관을 배치하는 등 철저한 안전조치를 병행했다. 행사 종료 후에는 참가자들이 지역 식당을 이용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힘을 보탰다. 이번 우도 행사는 ‘섬마을 해안 쓰담달리기(플로깅) 릴레이’의 시작점으로, 오는 16일까지 마라도, 추자도, 비양도, 가파도 등지에서도 순차적으로 환경정화 활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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