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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사설

어두운 바다에 비가 내리면, '한숨만,,,'

올 여름철 장사 죽 쒔다...잦은 비날씨에 손해 봤네요

‘넘어진 놈, 밟아 준다더니. 꼭 그 짝이네요.’

여름 휴가철에 계속되는 비 날씨가 한철 장사를 잘해 뭔가 다시 시작해보려던 한 가장을 또 다시 절망에 빠뜨렸다.

IMF이후 실직 중인 K씨(43. 제주시).

정확하게 말하면 쉬어 본적은 없지만 남들처럼 산재보험. 의료보험 등 4대 보험이 작동되는 직장에 근무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중간 중간에 판매 세일즈나 보험 관계일도 기웃거려 봤지만 ‘남들만큼 실적이’오르지 않았다.

‘뭘 부탁한다는 것을 상당하게 꺼려하는 성격인데다 불황으로 허덕이는 지인들에게 부담을 주기도’ 싫은 까닭이다.

그러나 현실은 K씨의 사정을 돌 볼 겨를이 없다.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인 두 자녀들의 뒷바라지를 포함해 ‘대한민국 사회에서 아니 제주사회에서 한 가장의 몫을 해 나가기가 이대로는 어렵다’는 사실은 이미 깨달았다.

특히 출퇴근 시간이 불규칙한 가장을 바라보는 자녀들의 눈을 마주치기가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결국 버젓한 장사라도 해야 한다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문제는 자본, 요즘 누가 보증을 서 주나요,,,

자그마한 국수집이라도 할라치면 5000만원은 기본 옵션인 세상이다.

이것저것 모은다 해도 몇 년째 뚜렷한 활동을 하지 않은 K씨에게는 거금일 수 밖에 없는 노릇.

친구나 형제들에게 보증 부탁을 생각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흔쾌히 대답해 줄 것 같지 않아 입을 떼기조차 힘들었다.

안정된 직장에 다니는 아내와 의논하려해도 ‘자존심도 자존심이지만’ ‘왜 조용히 직장생활하는 사람까지 못살게 구냐’는 답변을 들을 경우가 가장 두려웠다.

내친 김에 K씨는 한철 해수욕장 장사를 머리에 떠 올렸다.

젊은 시절, 귀 동냥으로 이호해수욕장 한철 장사만 잘해도 아파트 전세값은 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신용카드를 이용해 만든 700만원, 여기 저기 빌린 500만원 등 1200만원이 총 사업 자본.

지난 6월 K씨는 찬란한 여름 햇살마냥 힘찬 발걸음을 뗐다.

 
해수욕장 장사에 들어가는 돈, 녹녹치 않네요

이호동 주민이 아닌 다음에야 여름철 장사가 제일 낫다는 이호해수욕장에 단독으로 계절 음식점을 차린 다는 것은 힘들다.

이호 해수욕장 계절음식점은 특별한 예외를 빼고 거의 주민들이 운영한다.

다만 ‘마케팅(제주시권 손님 및 술 손님) 차원에서’ 외부 사람과 동업형태를 띠는 경우는 흔하다.

K씨는 ‘어찌 어찌 연줄이 닿은 인심 좋아 보이는 가게 주인과 한철 동지’가 되기로 했다.

현지 주민이자 가게주인은 ‘음식점을 차리고 비품, 식료품 등을 공급하고’ K씨는 ‘장사를 돕고 자신이 아는 사람들을 최대한 부르는’ 역이다.

물론 소요 비용은 반반씩, 이익금도 반반씩이다.

요즘 신제주가 죽어서 이호해수욕장도 별로야 VS 걱정 붙들어 매, 자신 있어

이호해수욕장의 밤 장사는 신제주 경기와 밀접한 관계라는 것이 통설이다.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반이 최절정기.

당시 주가가 사상최초로 1000포인트를 돌파했고(직후 깡통계좌로 여럿 녹았지만), 호텔마다 슬러트머신이 철커덕 소리를 내며 낮이나 밤이나 돌아갔으며 부동산 경기는 하늘을 찔렀다.

그리고 엔고로 인한 기생관광(그때는 신제주 거리에 일본인 관광객만 상대하는 아가씨들이 넘쳐났다)이 활발했다.

여기서 흘러 다니던 돈은 밤이 깊어지면 취한 술손님들과 함께 다시 이호해수욕장으로 몰렸다.

동이 부였게 틀 무렵에야 장사를 마칠 수 있던 시절도 분명히 있었다.
주위의 걱정은 ‘예년보다 못하다’는 것이었고 K씨는 부지런과 절박함으로 이겨내냈다는 각오를 다졌다.

장사기한은 7,8월 60일 동안.

이중 열흘 정도 비날씨라 해도 50일에 승부를 걸면 충분할 것으로 K 씨는 여겼다.

 
오픈날부터 비가 오더니,,,

K씨가 가게 문을 연 7월 1일 제주시내 강수량은 1.5mm.

K씨의 분투를 격려하고자 찾아 온 지인들에게는 오히려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열심히 해라, 종종 올께’라는 당부를 던지는 친구들에게 괜히 미안하고 고마웠던 K씨의 얼굴은 점점 굳어지기 시작했다.

제주기상청에 따르면 7월 한달 중 제주시권내에 31일 동안 딱 절반인 16일이 비날씨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여름 성수기인 22일 이후 8월 3일까지 열흘 동안 무더위가 닥쳐 그런대로 ‘손님을 맞을 수’ 있었다는 점.

이달들어 4일부터 어두워지기 시작한 제주 하늘은 매일 빗방울을 떨어뜨렸다.

방송과 언론에서는 연일 호우 소식을 전했다.

15일 광복절 마지막 피크를 앞둔 13일에도 도저히 빗방울은 가늘어질 기세가 없다.

매상은 ‘동업자들끼리 얼굴을 쳐다보기도 미안할 정도’로 추락했고 K씨는 ‘본전’생각에 잠이 들지 않는 자신을 발견했다.

여름철 장사 돈 번다지만, 버는 사람은 따로 있나 봅니다

사실상 K씨는 뜨내기 장사꾼이다.

이런 장사를 해 본 경험이 없어 아무런 노하우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여름 장사에 이력이 난 사람들이야 ‘내년을 보면 된다지만’ 있는 돈 없는 돈 끌어 모아 ‘장사에 손 댄’ 자신 같은 처지의 부류들은 갈 곳이 없음을 이제야 알았다.

그냥 ‘무더운 여름날 고생 진탕하고, 돈은 돈대로 깨지고, 주위에 겸연쩍은’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더욱이 무리한 카드 활용이 추석전후부터 자신을 옥죌 상상을 하니 밥맛 조차 없다.

K씨의 올 여름은 최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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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탐라문화광장 현장회의로 생활안전 대책 집중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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