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가(街)의 사색
언덕에 올라
아침저녁으로 조금은 쌀쌀하다. 늘 하는 일은 아니지만 오늘 아침에는 다른 날 보다 일찍 일어나서 주변 언덕을 걸어 본다. 이미 제주의 억새들도 윤기를 잃어버린 지 많은 시간이 지났다. 아름답게 물들었던 단풍잎들은 더욱 진한 갈색이거나 낙엽이 되는 깊은 가을로 접어들었다. 찬 기운을 느끼며 두꺼운 옷을 입고 나올 껄 하는 생각을 한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은 제주시에서 서쪽에 위치한 고성 2리 주변이다. 해발 400고지이기에 제주시 보다는 기온이 평소에도 3,4도 정도 낮다. 높은 언덕 높이에는 제주의 북쪽 바다를 바라볼 수 있어서 나는 여기를 자주 오곤 한다. 어제까지 흐린 날씨는 벌써 겨울의 문턱에 온 듯한, 시간의 빠른 속도감에 머리가 어지럽다. 아침에 잠시 감상했던 쇼팽의 녹-턴을 들으면서 착 가라 앉은 마음은 지금도 계속이 된다. 나이가 들어 60이 가까워진 요즈음은 음악을 들으면 왜 그리도 마음이 안타까움으로 가득하게 되는지 모를 일이다. 지난 주말에는 전시장과 공연을 감상했다. 전시장과 공연장을 찾으면서 바쁜 시간들 속에서도 나름으로 열심히 창작활동을 하는 예술가들이 있음에 감사하고 때로는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제주를 아끼는 마음이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