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칼럼)바보 노무현이 그렸던 세상, 과연 올까?

모두가 위하며 더불어 살아 갈 수 있는,,,

벌써 13년이나 흘렀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숨을 거두던 날은 제주 올레 우도길이 개통되던 날이었다.

 

이른 아침에 눈을 비비며 TV에서 나오는 소리가 심장을 뛰게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셨다니.

 

어떻게 버스를 타러 갔는지 기억조차 할 수 없는 상황.

 

버스 TV에서는 돈 문제, 어쩌고하는 기레기의 목소리가 감흥없이 흘렀다.


고 노무현 대통령 분향소에서 한 제주 여성이 헌화하고 있다

 

있어 보이는 한 중년의 여성은 에구 돈이 뭐 길래라며 혀를 찼다.

 

속이 답답했던 나는 아줌마, 조용하세요. 수백. 수천억이나 먹은 놈들은 떵떵거리며 살고 있는데, 아줌마가 돈 받는 거 봤어요?’를 나직하게 내뱉었다.

 

버스는 얼어붙었고 성산포 부두에서 만난 친구와 눈이 마주쳤어도 누구 먼저 입을 열지 못했다.

 

겨우 도항선 난간에 기대 담배를 피우다 왜 그랬을까는 독백 아닌 독백에 친구도 세상이 참,,,’이라며 말을 줄였다.

 

초여름 날씨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우도를 한 바퀴 돌아도 마음은 이미 내 것이 아니었다.

 

몸 따로 마음 따로 라는 말을 태어나서 처음 실감했다.

 

적당히 취한 상태로 저녁에 TV를 보다 눈물이 터져 버렸다.

 

거의 밤새 울었다.

 

다음날은 눈이 퉁퉁 부어 밖에 나다니기가 창피할 정도였다.

 

그래도 뜻이 맞는 친구와 낮술을 거를 수 없었다.

 

그날 밤, 잠들기 전에도 눈물을 흘렸다.

 

많은 시민들을 울렸던 노무현이 바랐던 세상을 과연 올까?

 

유시민 노무현 재단 전 이사장은 노 대통령과의 일화를 소개한 적이 있다.

 

노 대통령이 돈과 배운 것이 많다고 권력을 가졌다고 남을 업신 여기지 않고 없는 사람들도 웃으면서 희망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과연 내생에서 볼 수 있을까요? 라고 물었다 한다.

 

유 전 이사장은 노 대통령님 생전에는 모르지만 결국, 언젠가는 오지 않겠어요?’라고 답했다 한다.

 

해변에 숱한 파도가 밀리듯 맨 앞 파도격인 노 대통령은 포말에 지나지 않을지 모르지만 계속해서 밀려오는 파도들이 나중에는 세상을 변화시키게 된다고 유 전 이사장은 설명을 곁들였다.

 

수 백년 동안 이 나라의 기득권을 일반 민중이 나서서 바꿔 본 적이 한번도 없는 비통한 역사를 우리는 가졌고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격언에 귀를 기울이며 숨을 죽인 채 살아 올 수 밖에 없었다는 노 대통령의 지적.

 

이 나라의 젊은이들에게 국방의 의무라는 이름으로 희생을 강요했고 엄청난 국방 예산을 쓰면서도 아직 스스로 나라를 지킬 힘 없다는 장성들은 참모총장입네 뭐네 하면 폼만 잡았다는 말이냐며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일갈한 노 대통령의 목소리가 쟁쟁하다.

 

523, 올해는 웃으며 노 대통령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당연히 그랬어야 한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 13주기인 오늘, 정태춘의 ‘92 장마 종로에서노래 가사 문득 떠오른다.

 

흐르는 것이 어디 사람뿐이냐, 우리들의 한 시대도 같이 흘러간다

 

노 대통령의 명복을 빌며 올해도 봉하마을에 가지 못하는 각박한 삶을 원망해 본다.

 





와이드포토

더보기


사건/사고/판결

더보기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