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입니다. 제주의 4월은 ‘애도’의 봄입니다. 눈 폭풍을 뚫고 나온 동백꽃이 살랑이는 봄바람에 속절없이 고개를 떨굴 때면, 74년 전 비극의 기억이 새살을 뚫고 올라옵니다. 아물지 못한 설움이 후유증으로 남아 붉은 동백꽃만 보아도 그리움이 사무칩니다. 침묵의 역사에서 대한민국의 역사로 당당히 서기까지 수많은 인고의 겨울이 있었습니다. 완연한 봄은 기나긴 겨울을 견딘 끝에 서서히 다가옵니다. 지금 우리는 평화와 상생의 따스한 손길로 4‧3의 언 아픔을 녹이고 완전한 해결의 꽃길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4‧3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날 소리 없이 스러져간 4‧3 영령들의 영면과 4‧3의 진실을 지켜내고 있는 생존 피해자와 유가족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혼신의 힘을 모아 나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