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4·3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하며 제주4·3이 인류 보편의 인권과 평화의 기록으로 남은 세계사에 자리매김했음을 선언했다.
제주4·3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념식과 평화음악회가 18일 오후 7시 제주탑동해변공연장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제주도교육청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함께 지킨 진실, 함께 만든 세계의 기록, 함께 여는 평화의 미래’를 구호로 마련됐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도민과 4·3유족, 관광객 등 1,500여 명이 기념행사에 참여해 제주4·3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함께 축하하고, 4·3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겼다.
공식 기념식에서는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전달된 세계기록유산 등재 인증서를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오영훈 지사에게 전수했으며, 이를 기념하는 축하의식도 함께 진행됐다.
또한 국가유산청장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제주4·3이 지닌 세계사적 가치를 함께 기리고, 등재의 성과를 축하했다.
오영훈 지사는 “70여 년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함께 쌓아왔던 수많은 기억들, 그리고 세계인과 함께 이 문제를 이야기하고 논의하며 오늘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함께해준 모든 문께 감사를 전한다”며 “이제 4·3은 아픔의 역사가 아닌 승리의 역사로 기록되며 세계와 인류가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민 청장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인류 무형문화유산, 세계지질공원,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한 제주는 그야말로 한국의 보고이자 세계 유산의 보고”라며 “제주 명예도민이자 국가유산청장으로서 제주가 세계인과 함께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평화음악회에는 제주4·3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와 더불어, 제주가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된 지 20주년을 맞는 해를 기념했다.
평화음악회에는 국악인 송소희, 록밴드 ‘YB’의 윤도현, 감성 보컬리스트 소향 등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들이 출연해 4·3의 역사적 의미와 평화의 메시지를 음악으로 풀어냈다.
특히 2024 뉴욕 국제 음악 콩쿠르 1위 수상자인 제주 출신 강지예(14세, 예원학교) 바이올리니스트가 미래세대를 향한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연주로 감동을 더했다.
제주도립합창단, 4·3평화합창단, 어린이합창단, 하도해녀합창단 등 세대를 아우르는 연합합창단도 무대에 올라 제주4·3의 기억을 노래하고 평화의 울림을 전했다.
다채로운 장르의 무대가 이어지며 세대를 아우르는 감동을 전한 이번 공연은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기념 행사장 인근에서는 4·3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기념하는 특별 사진전시가 열려 제주4·3의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의 여정을 되짚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제주국제학교 초등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배운 4·3의 진실과 평화의 의미를 글과 그림으로 표현한 작품 전시가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이번 전시는 미래세대가 4·3의 기억을 기어받아 세계에 평화의 교훈을 전하는 새로운 시작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
제주도는 이번 행사가 제주4·3의 아픔을 넘어선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알리는 역사적 전환점이자 미래로 향하는 새로운 시작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번 유네스코 등재를 계기로 제주4·3의 가치가 세계 시민사회와 미래세대에 널리 공유되도록 지속적인 전승 사업과 교육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