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일단 자강파'의 길을 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여지는 남겨 놓았다는 분석이다.
원 지사가 소속된 바른정당은 최근 자유한국당과의 합당설로 주목을 받고 있다.
원내교섭단체인 현역의원 20명을 겨우 가진 바른정당 내에는 '내년 지방선거를 위해 자유한국당과 당을 합쳐 보수를 지켜야 한다'는 통합파와 '부패한 기득보수로는 국민에게 호응을 얻을 수 없으며 혁신보수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자강파가 맞물려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정가에서는 현역의원 10명 내외가 자유한국당에 돌아갈 것이라는 관측을 하고 있다.
도내에서는 원희룡 지사, 종전 새누리당 소속이던 지역구 도의원들이 모두 바른정당으로 당적을 옮긴 상태로 이들의 거취도 주목된다.
3일 바른정당의 전당대회 및 통합파의 탈당 등의 문제와 관련해 원 지사는 "보수의 반성과 변화, 그것을 전제로 통합의 길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은 바른정당 내에서 불거지는 자유한국당과의 합당은 '친박 청산'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종래 주장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원 지사는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종전에 언급했던 원칙론적인 입장만을 밝혔다.
원 지사는 "내부에서 의견이 분분하고 물살이 빨라지는 것 같은데, 지리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여건 등에서 주도적으로 관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진행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일단 지켜보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의 진로에 대한 판단이나 시기에 대해 최종적인 부분은 제주도 내에서도 바른정당 소속 도의원과도 많은 고민과 의논하고, 만약 변화가 있다면 그 이상의 논의와 조율이 있었다"면서 "서 그런 점에서 신중하고 논의를 거칠 필요가 있다"고 언급, 통합의 끈도 놓지 않았다.
반면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제안한 보수통합 전당대회에 대해서는 "제일 빨리 나간 사람이 합치려 한다"면서 " 당원들이나 최소한의 의논과 공동행동 조율을 통해서 시간이 필요하다면 시간을 들여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아직은 때가 아니고, 차후 상황을 보면서 도의원들과 논의 해 볼 것'으로 집약된다.
앞서 가지는 않겠지만 가능성은 열어 두겠다는 전형적인 정치인의 발언으로 애매모호 평가다.
이어 일각에서 나오는 '서울시장 차출설'에서는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자유다. 저와 의견을 교환해서 나오는 얘기가 아니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