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언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이 주위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논쟁 속에서 초대 이사장을 이상복 행정부지사로 할 수 밖에 없었던 사연을 뒤로 하고 장정언 이사장이 취임한 것은 지난해 10월 15일.
진정한 민간체제로 제주4.3평화재단을 꾸리게 됐다는 도민의 기대와 함께 정치적으로 또는 사업적으로 움츠렸던 장정언 이사장이 공식적인 직함을 가지고 제주4.3평화재단에 출근하게 된 사실에 대해 도민 대부분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여겼다.
장정언 이사장은 출근과 동시에 하루도 빠짐없이 4.3 제단에 분향과 참배를 하고 있다.
이성찬 상임이사(전 4.3유족회장)는 “며칠 하다 말겠거니 했는데 취임 후 100일이 넘도록 출근과 동시에 분향과 참배를 하고 있다”면서 “너무 진지하고 성실한 모습이 할 말을 잃게 한다”고 말했다.
장정언 이사장은 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분향과 참배’를 해 오는 것일까.
그와 4.3을 들여다보면 답이 나온다.
1990년대 그의 도의회 의장 시절은 ‘4.3’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 자체가 금기시 됐다.
‘4.3 특별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결국 성사시킨 이가 바로 장정언 이사장이다.
가끔 그 당시를 회고하는 장 이사장은 ‘갖은 압력을 받았다’고 짧은 멘트만 할 뿐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있다.
‘괜히 말했다가 곤란에 빠질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라는 그의 배려를 아는 도민들은 다 안다.
이렇기에 지난해 초대 이사장 선정 과정에서 논란이 발생했을 때 대안으로 떠 오른 인물도 바로 장정언 이사장이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공평하게 민간 체제의 4.3 평화재단을 안정시켜 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은 탓.
하지만 장 이사장은 처음에는 고사했다.
그 이유를 “사업에 실패해서 본의 아니게 남에게 피해를 준 사람이 다시 나선다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댔다.
행정주도의 4.3평화재단은 도민들에게 ‘만족감을 제공하지 못 했고’ 결국 장정언 이사장은 재단을 책임지게 됐다.
4.3에 대한 아픈 기억이야 도민 대부분이 운명처럼 안고 살아가는 것이지만 4.3을 가슴으로 대하는 도민들은 몇 이나 될 까.
장정언 이사장은 ‘4.3특위구성, 민간체제 4.3평화재단 이사장’ 등 겉으로 드러나는 공적이나 직함도 있지만 그만의 성실과 진정성이 ‘매일 분향과 참배’를 낳고 있다.
이사장 취임이 정말 잘 된 일이라는 덕담에 대해 장 이사장은 “민간체제 4.3평화재단을 도민들의 것으로 만들고 안정시키는 것을 하늘이 맡긴 임무로 여기고 있다”며 “누가 이사장이든 4.3평화재단은 언제나 도민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겸손해 했다.
제주4.3을 정면으로 대하고 많은 일을 한 도민들은 많지만 아무래도 ‘매일 분향과 참배를 하는 그의 모습’은 아무래도 돋보인다는 것이 주위의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