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중순, 제주 전역에 세월호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공간이 설치된다.
세월호촛불연대는 세월호가 향하던 제주에서 참사 5주기를 맞이하며 ‘세월이 빛나는 마을’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도민 삶의 공간에서 참사를 기억하고, 진상규명을 위한 발걸음을 도민들과 함께 내딛기 위해 기획됐다.
■ 마을에서 다짐하다: 14개 지역 공간 17개소,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운영
세월호 기억 추모공간은 추자를 제외한 제주의 모든 읍면 지역, 서귀포시, 제주시청 앞, 도청 앞 천막촌에 이르기까지 제주 전역에 14개 지역 17개소가 설치된다.
각 공간들은 분향소가 아니라 종이배를 접으며 세월호를 기억하고 평소 하고싶은 얘기를 메시지로 적고 나누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진상규명 안내서와 노란리본도 배포한다. 운영 일정은 공간마다 상이하다.
기억 추모공간을 마련하고 운영하는 주체는 모두 해당 지역의 주민들이다. 현재 희생자를 추모하고 생존자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모인 30여명이 넘는 일반 시민들이 모여 공간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추가 지역 기억위원도 모집 중이며, 짧은 시간이라도 공간 운영에 동참하고자 하는 주민은 기억하는 사람 황용운(010-2822-6123)으로 문의하면 된다.
■ 마을마다 행동하다: 4.16 당일에 펼쳐지는 시민 합창과 행진, 퍼포먼스
4월 16일 5주기 당일 저녁 7시에는 제주시 산지천광장에 17개 기억 추모공간에서 모은 마음과 사람들을 모아 추모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각 기억 추모공간에서 접은 종이배를 큰 배에 싣고 시민 합창을 한 뒤, 시민들과 함께 제주항 2부두를 향해 행진한다. 제주항은 세월호가 도착해야 했던 곳이다. 촛불연대는 이곳에서 생존자 유가족 이야기를 나누고, 특수 제작된 큰 배를 하늘로 띄우며 절대 가라앉지 않는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를 시민들과 나눌 예정이다.
■ 모두가 기억하다: SNS 손글씨 태그 캠페인
제주뿐 아니라 전국의 마을을 잇는 SNS 손글씨 태그 캠페인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손글씨로 ‘세월이 빛나는 (마을 이름)에서 기억하는 누구(자신의 이름)입니다’를 써서 SNS에 사진을 올리고, 다음 릴레이 주자를 지목하는 방식이다. 제주에서 시작된 이 캠페인은 현재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제주뿐 아니라 인천, 경기, 서울, 부산 등등 전국 각지의 마을의 이웃들이 응답하고 있으며, 참사를 겪은 우리 모두가 함께 슬퍼하고 진실규명을 원하는 시민임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세월호촛불연대 황용운 간사는 “강원 산불 사태에서 작동됐던 국가 시스템이 2014년에 왜 부재했는지 그 실체를 우리는 아직 모른다. 제주는 가장 많은 생존자가 살고 있는 지역이며, 진상규명에 대해 도민들이 한 목소리로 요구해야 한다”며, “세월이 빛나는 마을 프로젝트를 통해 도민들이 마을에서 자발적으로 세월호를 기억하고, 이 사회적 참사의 실체를 확인하는 진상규명의 해로 만들어 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 편, 세월호촛불연대는 기억공간re:born, 정의당 제주도당, 민중당, 제주녹색당, 제주평화나비, 제주대총학생회, 한라대총학생회, 국제대총학생회, 제주관광대총학생회, 민주노총, 인권연구소왓, 핫핑크돌핀스, 강정친구들, 제주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등이 함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