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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최저임금은 내 아이들이 받을 첫 봉급

같이 살아가려는 사회 분위기가 아쉽다

최저임금 논란이 뜨겁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대로 대선 공약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알바연대 회원들이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 불발 규탄시위를 벌였다.

 

최저임금 위원회는 2019년도 최저임금을 8350원으로 결정해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당시 공약한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반대로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들은 도저히 장사를 할 수 없다며 정부에 대책마련을 촉구하며 나섰다.

 

모두 가게 문을 닫겠다거나, 최저임금을 따르지 않겠다는 극단적 목소리마저 새나온다.

 

한 젊은 부부의 사례로 보는 문제점은 어디?

 

지난해 20대 젊은 부부가 일도 2동에서 치킨 프랜차이즈에 뛰어들었다.

 

오후부터 시작해서 새벽에 돼야 마치는 장사인지라, 알바 1명과 남편이 배달을 다녔다.

 

부인은 닭을 튀겨내고 포장하고 간간이 들르는 손님들을 맞이했다.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움직였지만 1년 후 접고, 남편은 소규모 공장으로 생계를 옮겼다.

 

수입은 비슷했고 저녁과 휴일이 있는 삶은 덤이었다.

 

이들이 장사를 그만 둔 이유는 남는게 없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

 

아무리 많이 팔아도 수익율이 적어통장에 돈이 남아 있지 않더라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 연말이 닥쳐 가게 임대료를 목돈으로 마련해야 했다.

 

왜 남 좋은 일에 땀을 흘려야 하나는 회의감이 일었다고 토로했다.

 

이 사례로 최저 임금 인상이 자영업에 주는 영향이 얼마 크지 않다고 주장할 생각은 없다.

 

일반화의 오류일 수 있는 까닭이다.

 

자영업자와 프랜차이즈 사장님들의 분노가 향해야 할 곳은.

 

이런 상상을 해 본다.

 

최저 임금이 정해졌을 경우 프랜차이즈 가맹업주 대표와 본사 기업의 대표단이 마주 앉는다.

 

내년 임금이 얼마 오를 예정이니, 수익률은 어떻게 조정하고 어떤 방식으로 업무개선을 도모해 가맹업주들은 가맹업주대로 인건비 지출부담을 줄이고 본사는 본사대로 경영손실을 최소화하자는 협상을 한다.

 

이 과정에서 힘에 부치는 부분은 정부에 대책을 제시한다.

 

이런 순조로움이 있으려면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대기업의 마인드조직돼 있는 가맹업주들의 일사불란한 대처가 있어야 한다.

 

노조 조직률 10% 정도인 이 나라에서 자영업자들의 단결된 힘을 바라는 것 자체가 애초 무리일 것이다.

 

배달의 후예라는 우리나라, 언제. 어디든. 달려간다?

 

해외 유튜브 등에서도 한국은 배달의 나라로 칭송 받는다.

 

유렵 등 선진국에서는 꿈도 못 꿀 광경이라는 것이다.

 

?, 값싼 노동력이 널렸고 그 박한 임금을 당연시하는 풍토가 있는 탓이다.

 

노동법에 적힌 대로 야간근무시 주간근무의 1.5배 임금 등을 철저하게 지킬 경우 밤중에 야식배달 자체가 성행 할 수 없다.

 

자랑스럽게만 생각할 부분이 아니다.

 

그런데 외국 유학을 다녀왔다는 한 젊은 사람은 역시 한국이 최고야, 밤중에 음식을 불러도 척척 갖다 줘, 외국에서는 꿈도 못 꿔요’.라고 말했다.

 

윤택한 집안 환경에 힘입어 해외 유학까지 다녀왔고 앞으로 사회지도층을 도모하는 그가 가진 인식의 전부다.

 

이제 그가 건물주가 되고 대기업의 임원이라도 되면 늦게 오는 배달에 마냥 짜증만 낼 것이다.

 

최저임금은 내 아이가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받을 최초의 임금

 

핀란드가 그랬다.

 

핀란드는 2차대전 직전 소련의 대대적 침공을 받는다.

 

잘 싸웠지만 소련의 대량 공세에 국토 일부를 떼 주며 협정을 맺었다.

 

직후 핀란드는 히틀러의 편을 들어 독일의 러시아 침공에 같이 나서게 된다.

 

독일의 패망으로 끝난 2차 대전 후 핀란드는 히틀러에 협조한 나라가 됐고 전 국토는 피폐해 졌다.

 

천연자원도 부족하고 겨울이 긴 핀란드 사람들은 살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그들은 어려울 때 같이 사는 정책으로 일어서야 한다며 자신들이 가진 것을 기꺼이 나눴고 결국 복지국가의 모범으로 거듭났다.

 

중요한 것은 먼저 기업을 키우고 기업이 내려주는 낙수효과로 골고루 잘 살게 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힘듦을 자신의 힘듦으로 같이 부담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은 사실 그 돈을 주라는 것이 아니고 주는 돈이 그 기준 아래여서는 안된다는 노동자를 위한 최소한의 대책이다.

 

우리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 노동의 대가로 받을 최초의 임금은 최저임금에 의해 결정된다.

 

내 아이들이 받을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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